무슨 사연 있어서 너를 만나러 가는 게 아냐. 그냥, 만나서 웃음 짓고 싶은 거야. 너를 만나러 가는 발걸음이 좋은 거지. 길섶에서 흔들리는 꽃들이 좋은 거야. 풋풋한 향기가 좋은 거지. 호수에 던지는 돌팔매질이 좋은 거야. 동그라미 속의 동그라미 속의 동그라미로 너를 흔드는 파문이 좋은 거야. 그래그래 네가 마냥 좋은 거야. (중간 생략) 우리 이렇게 의미로 찾지 말고, 암호로 풀지 말고, 난해로 어렵지 말아야 해 그래그래 마음과 마음으로 다가가는 거야. -황현중 시집 <마음과 마음으로> 중에서
황현중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너를 흔드는 파문이 좋은 거야’가 출간됐다. 그는 삶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혹은 주변의 환경에서 느낀 일상의 감상들을 곰삭혀 79편의 시로 담아냈다.
시인은 “시는 삶의 반영이라는 말에 걸맞게, 시를 통해 내 삶이 보다 진지해지고 성숙해지기를 소망한다” 며 “시가 버거울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삶 앞에 너무 무겁지 않길 바라고 지나치게 의미에 얽매이거나 암호처럼 풀리지 않는 난해한 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근호 시인은 서평에서 ‘진정한 사랑은 아무 조건도 탐욕도 없는 지고지순한 마음에서 비롯되며, 사랑이 실현되는 정점은 ‘마음과 마음’이 닿는 지점이라 하겠다. 그래서 시인은 서로의 마음이 닿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잔잔한 파문을 진정한 사랑의 실체로 파악한다. 시인에게 사랑은 파문이며, 파문의 결과 또한 사랑이리라.’ 고 말했다.
황현중은 전북 부안 출생으로 월간<시사문단>에서 시로 등단했으며. 현재 시사문단 낭송회 이사와 북한강문화제 추진위원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조용히 웃는다’(2015)가 있다. /정해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