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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젠가 그리워 하던 오이도 섬이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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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종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823회 작성일 2003-08-30 09:46

본문

내 언젠가 가고파 그리워 하던 오이도 섬이었을 때
그대 나에게 밤바다 검은 파도로 다가와서는
가슴 철석철석 부딪히며 아프게 때려 준 적 있었지

내 언젠가  선운사 백일홍으로 한참을 피었을 때
그대 나에게 비바람을 몰고 다가와서는
축축하게 온몸 적시고 한 세상 마치게 한 적 있었지

내 언젠가 한계령 굽이굽이 돌아가는 고개 였을 때
그대 나에게 세찬 눈발로 다가와서는
잠들은 정신을 끊임없이 흔들어 깨워준 적 있었지

내 언젠가 물 맑은 백두산 천지 샘물이었을 때
그대 나에게 이름모를 철새로 날아와서는
부리로 살갗을 찢으며 깨어나라고 외친 적 있었지

내 언젠가 남산 대보름 소원 비는 둥근 달이었을 때
그대 나의 하늘에 빛나는 샛별로 다가와서는
지지말고 월인천강 하며 이 세상 비추라고 한 적 있었지

내 언젠가  지리산 천왕봉 깊은 계곡이었을 때
그대 애통하게 천둥 번개 내던지며 소나기 장마 되어
칠월칠석 견우직녀 만남처럼 눈물 가득 흘린 적 있었지

내 언젠가  담벼락에 오래 서 있던 목련나무였을 때
그대 숨구멍마다 흰꽃으로 피어 우주까지 뒤덮어 버린 후
전생에 맺은 인연 한 순간에 버리고 먼 길 떠나간 적 있었지 

내 언젠가 햇빛 찬란하게 쏟아지는 창문이었을 때
그대 어두운 구름  떨어지는 낙엽으로 다가와서는
적멸로 가라앉은 나의 마음을 화들짝 열어젖힌 적 있었지

내 언젠가 밧줄 타고 내려온 하늘나라 나무꾼이었을 때
그대 나에게 깊은 산속 목욕하는 선녀로 다가와서는
무심하게 얼굴 한 번 쳐다보지도 않고 달아난 적 있었지

내 언젠가 그대 무릎에 누워 영영 깨어나지 못 할 때
그대 나에게 요령 소리 펄럭이는 만장으로 다가와서는
다시는 다시는 만나지도 헤어지지도 말자고 언약한 적 있었지 

 

댓글목록

이창윤님의 댓글

이창윤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이 세상 모든것일 수 있는 동시에
아무것도 아닌것이 바로
스스로의 모습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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