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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붉은 이파리의 영가(靈歌)-전 온 시인의 시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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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법문 박태원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 댓글 0건 조회 2,005회 작성일 2007-08-21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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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이파리의 영가(靈歌)

                                박태원(문학평론가)

지혜로운 솔로몬은 말한다. “헛되고 헛되며 모든 것이 헛될 뿐이다!”
세상에는 새로운 것이 없고 역사는 반복되며, 언제나 옳은 일만 하는 의인도 없으며, 쾌락도 헛되고 출세와 부귀 영화도 헛되나니, 사람의 욕심은 끝내 만족할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육신은 본래의 흙으로 돌아가고, 영(靈)은 그것을 주신 하느님께로 돌아가니 다만 창조자를 기억할 일이다.
전 온 시인은 담담하게 영혼의 바다에서 아름다운 시어(詩語)를 낚는다. 지나온 세월을 건져 올리기도 하고, 그리움과 고독의 파랑(波浪)을 타며 나뭇가지 끝에서 묵묵히 인생을 달관한다.

“저녁연기 노을 가르면/…/ 감나무 가지엔 조각구름 걸려있고/…/ 잎 새 마다  사연이 소란하다./…/
마음은 어느새 /하늘에 잠기고 /憂愁를  긷는다. /憂愁를  긷는다” (“가을 날” 중에서)

중년이 되어 인생을 돌아보면 가슴에 번민과 회한이 밀려 온다.

“갈 수 없고/올 수도 없는/부스러기 시간/…/ 그냥 빈자리 그대로인데/…/ 찌들고  손때 묻은/버릴 수 없는 /시간이 그곳에 있다/…/ 강아지 목줄처럼/삶을 매달고/산책하듯 오늘도 그곳에 선다.”(“정거장”중에서)

전 온 시인은 맑은 영혼으로 꽃을 가꾸듯이 시심(詩心)을 닦는다.

“한 송이 꽃을 보려/창가에 화분을 놓고/…/ 꽃은 꽃으로 가슴에 있을 뿐/사랑은/技巧가 아니랍니다./…/ 조건 없이 사랑 할 수 있고/한 송이 꽃/피어나 가슴 채워주기를 /소망 할 뿐입니다.”(“사랑의 기술”중에서)

그는 중년의 고독에서 벗어나 빈 가슴에 무한한 사랑을 담고자 한다.

“봄을 누리 듯 /하늘은 대지(大地)를 보듬고 /운우(雲雨)의 정을 나누면/…/ 잉태되는 축복이 /가난한 마음에 쌓이고/ 그리움에 소름끼치던 /외로움의 표피(表皮)를 /눈물처럼 풀어 헤치고/…/ 이 마음 빈터에 /내리는 축복(祝福)이여/…/ 쌓이고 엉긴 /삶의 앙금들을 /아낌없이 주저 없이 /빗줄기 따라 흘려보낸다.”(“빗줄기 따라”중에서)

그는 아버지로서 바위처럼 인고의 세월을 지내온 것이다.

“…/ 부모 노릇/사람 노릇 해야 되기에/…/ 언제나 그 자리/지키고 섰다./…/ 그 자리 그대로/바위가 되었다.”(“아버지”중에서)

허영(虛榮)의 시장에서 진실과 정의를 찾고 지키는 것이 시인의 몫이다.

“돈으로 인격을 산다. /돈으로 정조를 산다. /돈으로 명예도 얻는다. /돈으로 지위도 얻는다./…/ 타락한 군상(群像)들의  벼룩시장 /허기진 좌판/…/ 정의와 진리는 골동품으로 /시선 가려진 상자 밑에서 /힐끔 거리고 /언제나 /승자의 오만(傲慢)으로 /시장은 파(破)한다.”(“시장놀이”중에서)

순수한 마음을 지키는 사람은 외롭고 고독하다.

“分量(분량)만큼/아픔을 녹여/달지도 않고/시지도 않은/시간을 간직하고/…/ 群衆(군중) 속/나는 보이지 않고/외로움, 안개처럼 깔리면 /홀로 앓는다./…/ 마른 깍지속의 콩알처럼/빈 가슴 웅크리고 /오늘도 /허전한 섬을  지키는/詩人이여!” (“외로운 섬”중에서)

그래서 그는 가을 시인이다.

“깊어가는 것은 가을이 아니라/세월이련가/찬이슬 가슴에서 /회한(悔恨)으로 메마르고/…/ 이파리 군상(群像)들/핏기 없는 바램으로/한 낮/설움을 씹는다./…/ 기꺼이 울음으로 인내(忍耐)함은/옛 영화(榮華) 빛바램/원(願)치 않음에/가지 끝자락 /침묵하는 이파리들.” (“이파리들의 침묵” 중에서)
“해질 무렵 하늘가에/구름 한가롭고/낙조 그 아름다움 가을을 수놓아/…/ 오늘, 찬바람 앞에서도/가을은/아름다운 한 폭의 수채화/…/ 찬 이슬 밤바람 인고(忍苦)함이/가야 할 골고다 길이면/…/아직은,/가지 끝에서 자리를 지킨다.” (“가을 이야기 5” 중에서)
“강가에 부는 바람/마른억새 부비고 지나는 소리/…/ 가을은 농익어/길섶 작은 풀잎에 맺혀있다/…/ 낙조의 비애(悲哀)는/덧없는 삶의 무게를 더하고/수면에 여울져 여운(餘韻)을 남기면 /어디로 가야하나 /…/ 그리운 이여/그리운 이여/…” (“가을 哀想” 중에서)

인고의 세월을 이겨낸 그는 마음의 벽을 허물었다. 아상(我相)을 버리고 자유로이 넓고 높은 사랑을 노래하며. 자기류(自己類)의 詩를 창작하기 시작한다.

“일생을 걸고/얻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이 땅에 간직하고 싶은 것이 있더냐./미련 둘 것이 있더냐./…/ 죽음보다 긴 어둠/십자가로 지고 가야 한다면/버려라./…/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숙명(宿命)인 것을/…” (“버릴 수 없는 것이면 사랑하여라” 중에서)
“서슬 퍼런/망나니 앞에 고개 숙인/가난한 자여/…/ 가난한 자여/마음에 진리 한 줄기 보이거든/가슴을 열고/크게 한번 웃어 보세/세상을 향해  웃어 보세.” (“가난한 자의 웃음” 중에서)

이제 그는 꿈에서 깨어나 무아(無我)의 경지에서 노닌다. 힘이 있다. 생명의 근원을 깨달은 것이다.

“하늘이 내려와/창살 되어 버티고 서면/눈물로 소원하던 고향은/바닥에 질펀하고/…/ 세월 깊이에 안목(眼目)은 약화되어/착시현상 같은/삶이 그려지고/…/ 날개 펼쳐 날아 볼까/일탈(逸脫)을 꿈꾸는/나는  누구인가/보이지 않는 창살 앞에서/꼬리로 걷는 원숭이 일뿐/ 자아(自我)는 /보이지 않는다.”
(“꼬리로 걷는 원숭이” 중에서)

무심(無心)으로 나를 보고 세상을 보면 그대로 시가 된다. 꾸미지 않고 작위(作爲)없이 선악(善惡)과 호오(好惡)를 사실대로 분별하게 되고, 생명이 약동하는 예술이 되는 것이다. 나와 너는 둘이 아닌 줄 깨달으니 참사랑이 마음 깊은 곳에서 발현된다.

“가야 하는 길/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가야 하는 길/…/ 미움도, 원망도, 아픔도, 내 것이 아니었고
둘이 아닌 하나의 길은/運命이 되었다/…/ 행복은 앞에 있지 아니하고/언제나. 내 속에서 자라는 씨앗이었다/…” (“同行” 중에서)
“…/. 가슴 저미는 世上事를 녹여내어/부는 바람에 흩어 버리고/그렇게 순박한 향기를 내지 않느냐/…/ 황무한 숲 모퉁이/초연히 잎을 세우고 꽃대를 올려/핏기 도는 꽃잎을 열고/쓰디쓴 근심들을 녹여내지 않느냐/…” (“忘憂草” 중에서)

전 온 시인은 세상에 진리를 선포한다.- “진리가 너를 자유케 하리라.”

“…/ 많고 적음에 인격을 부여하고/말초신경을 건드리는 미각을 지상 최고로 고집하는/정형화된 노예들,/…/ 현실의 틈바구니엔 진실이 실종되고/거짓의 회오리는 멈출 줄 모른다./…/ 폐허의 잔해위에 진실은 혼절한 체/군상들은 뿔뿔이 제 발자국을 남기며 되돌아간다./진실은 이제, 어디로 가는가.”
(“진실은 언제나 뒷모습에 있었다” 중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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