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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凍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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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한상숙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 댓글 0건 조회 1,979회 작성일 2003-12-2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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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ː상(凍傷)[명사] 심한 추위로 피부가 얼어서 상하는 일, 또는 그런 상처

중학교 다니는 딸 아이가 발가락이 가렵고 아프다며 한쪽 양말을 벗었다.평소 씻는것을 약간 귀찮아하는 아이기에 안씻어서 그런것 아니냐며 아이를 놀려댔다.그 말에 아이는 억울하다며 농담이 아니라고 가까이 다가와서 자세히 살펴봐 달라고 했다.아이가 가르치고있는오른쪽 발의 세째 발가락과 네째 발가락이 다른 발가락보다 부어있었고,만져보니 뭔가가 뭉쳐져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붓기가 있고 가려운 발가락이 야속한듯 바라보는 표정 역시 불편한 인상이었다. 다시 자세히 살펴본 결과 난 그 발가락이 동상이라고 확신했다.아이는 동상이 어떤 병이냐며 내게 되 물었고,나는 추우면 피부가 얼어서 제대로 피가 원할하게 움직이지 못해서 오는 병이라고 알려주었다.

다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아이에게 최근 학교가면 발이 많이 시리냐고 질문을 했더니,아이는 그말에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여 수긍을 했다.초등학생은 일반 하얀 실내화를 신고 수업을 하는데,중학생이 되더니 앞이 트인 슬리퍼로 사시사철 사용하는 것이었다.

엄마가 아픈 발가락을 보고 병명까지 알아맞추는것이 딸아이의 눈에는 꽤나 지식있게 보였는지 아이는 어떻게하면 동상이 빨리 나을수 있는지 질문을 했다.
아이의 질문으로 어렸을때 추억속의 일들이 뇌리를 영상처럼 펼쳐지고 있었지만 난 민간용법으로 쓰였던 일들을 아이에게 함부로 말할수 없었다.왜냐하면 확실하지 않은 민간요법을 아이에게 알려준다는것은 따라했다가 위험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산골마을엔 겨울이면 유난히 기온이 낮아지는 것처럼 생각되었고,피부로 느끼는 추위도 혹독하게 느껴졌다.이웃에 마실다녀오신 엄마나 아버지께서 추위에  빨간 얼굴로 문을 여시고 들어오시면서 하시는 말씀은 밖에 나가면 "오줌줄기도 언다더라" 하시면서 춥다는것을 강조를 하셨고,그런 추위가 하얀 눈으로 더욱 환하게 빛나는 낮시간에도 요강을 방안에 놓았고 우리형제들은  요강을 이용해 생리현상을 해결하곤 했다.

요강이 다 차면 또 한해 농사 잘 되라고 거름으로 밭에 쏟아부으시고,얼음속으로 흐르는 또랑물에 그것을 씻어오는일은 엄마가 당연히 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며 자랐다. 언젠가 내가 한번 요강 청소를 한다고 했을때도,엄마께서는 '넌 손 시려서 안된다'하셨고, 또랑까지 따라가서 '엄마,손시리지 않으세요'하고 여쭈었을때도 '엄마는 어른이니깐 괜찮다'고 하셨다. 나는 어린 마음에 어른이 되면 추위를 안타는것으로 알고 있었다.

산골에서 땔감이라고는 미리 늦가을에 준비해놓았던 나무 장작과 광솔이라고 해서 나무가지를 자른 부위에 소나무의 진이 나와 말라붙은것들을 불소시개로 준비해 놓곤하였다. 아침,점심,저녁 하루 세번씩 불을 피워 방이 춥지 않도록 하였으며, 이웃 어느집이나 낮에 찾아가면 온돌방이 식지않게 방안에는 이불을 펴 놓고 따뜻한 온기로 사람들을 맞았다.

한 이불속에 이웃사람들과 다리를 붙이고, 주인이 가져온 바가지의 강냉이 튀밥을 주워 먹으면서 앉아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웃간의 정을 질투하던 햇님은 바쁘게 서산을 넘어가곤 하였다.동네 아이들도 추운날씨에 넉넉하고 따뜻한 옷차림이 아니었기에 동상에 걸린 아이들이 많았고, 마실가면 동상에 대한 민간요법을 알아오곤 하였다.

당시에 가장 많이 쓰이던 동상치료법은 동상으로 부은 부위는 피가 썩었다고 해서 그 부위를 실로 칭칭 동여매어 바늘로 찔러 피를 빼곤 하였다.해보면 가렵던것은 덜 하는듯 했으나 다시 그 부위가 가렵곤 했다.그래도 늦은 저녁마다 등잔불 밑에 앉아 피를 빼곤 하였다.자쭈 반복하다보면 상처가 생기고 진물이 나오기도 하면서 오랜 시간 지나면 낫는다.하지만 이 방법은 그만큼 시간이 오래 지났기 때문에 나은것이지 피를 빼서 나은것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등장했던 치료방법이 추위에 얼었으니,더 춥게 하여서 살속에 얼음을 빼야한다고 했다.세수하던 양은 대야에 겨울밤에 눈을 떠서 그 눈속에 발을 담그고 있는것이다.이루 말할수 없이 발이 시리고 아팠지만 그래도 동상이 낫는법이라며 며칠밤을 계속 이어서 하곤 했다.그 방법에 의문이 남는것은 눈속에 발을 담그었으면 다른 발가락도 얼어야 하는데,이상하게 다른 발가락은 얼지 않았다.너무 시린탓에 가려움을 느끼지 못해 자주 했지만 치료가 되는것은 느끼지 못했기에 역시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임을 느낄수 있었다.

세번째 방법은 지금 생각해도 이 방법은 다소나마 과학적인 근거가 남는다고 생각이 든다.어렸을때 담배농사를 주로 지었고,그 담배 농사가 한해의 수입중에 가장 많은 매상을 주기도 했다.그만큼 어렵고 힘든 농사일이라는것과 겨울내내 집안곳곳에 담배 냄새도 불구하고 ,제일 높은 등급의 노오란색이 바래지 않게 잘  보관을 해야 봄에 수매할때 좋은 값을 받는다.그런데 이 담배가 동상치료를 한다고 했다.

마른 담배를 삶아 따뜻한 온기가 있을때,그 물에 20-30분간 담그고 있으면 빠진다고 했다.담배 삶은 물에 동상이 걸린 손과 발을 담그는것은 어렵지 않았다.다음날 담배의 누런 색으로 손톱과 발톱,그리고 발끔치의 각질사이에 물들여져 있으면 쉽게 지워지지 않는것이 속상했다.
내려오는 비법으로는 제일 효과가 있는 있는듯 했으나,몇날 며칠이가도 누렇게 배어있는 손톱 사이와 발톱과 뒤꿈치를 보면 우리들로서는 다시는 그 방법을 하고 싶지 않았다.

또 동상이 걸린 부위에 엄마가 만들어주신 약을 바르곤 하였는데,그 약은 노오란 색이었고 양은으로 된 간장 종지에 담아 있었다.그 약은 기름에 잘게 부슨 초를 넣어 끓인것이라는것을 뒤늦게 알수있었다.별도의 크림이 없던 때라 입술이 터도 그약을 발랐고 상처가 나도 그약을 발랐다.마치 만병통치 약이라도 되는양 그 약을 즐겨 사용했다.

그 다음에 상처에 특효라고 사용했던 약이 하얀색의 길고 딱딱한 것을 칼로 조심스럽게 갈아 흰 가루를 상처 부이에 발라 주시곤 했는데, 신기하게 상처가 잘 아물었다.그것은 오징어뼈라 하셨다.하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았는지, 어른들은 꼭 필요한때만 그것을 상처에 사용했다.

그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약국에서 구입한 안티푸라민이라는 동상 연고가 집집마다 안방 한 귀퉁이에 들어앉으면서 민간 요법은 서서히 우리곁을 떠났다.바르면 약간의 파스냄새 같은것이 나기도 했지만 이곳저곳 상처에 그 약을 바르곤 했다.어린 마음에 신신약은 빨리 낳는것 같아 바르면 기분이 좋았다.

안방에서 딸아이는 아직도 발가락을 원망스러운듯 내려다보고 있으면서 치료법좀 알려달라고 한다.난 그 말에 이렇게 '인내심이라 생각하고 참아봐.엄마가 시내가면 약구에 들려 연고 있나 알아보고 있으면 하나 사올께'
그말을 하고 나서 잠시후 아이는 조용했다.
지식이 적은 내 말을 듣고 정말 인내심이라 생각하고 참는것인지는 알수없었지만,동상걸린 발가락이 가려워 밤새 잠못이룰 딸아이를 생각하니 내 마음이 여간 불편한것이 아니다.마치 아이의 동상걸린 발가락이 내가 그렇게 만든것 같은 죄스러움이 드는것이다.이런마음이 자식 사랑하는 엄마 마음일까?

그렇다면 내 어렸을적 우리 엄마 마음은 어떠했을까?
오형제의 손가락과 발가락이 겨울이면 얼어 진물이 나왔는데...............

엄마는 우리를 키우시면서 늘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다.남들처럼  좋은 환경에서 자라지못한것 엄마의 책임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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