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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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만권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 댓글 0건 조회 1,505회 작성일 2008-06-01 01:01본문
오늘도 그녀는 홀로 춤을 춘다.
고속도로 나들목 사거리에서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은 모자에 가렸지만
이어폰만 귀에 꽂고 하늘을 쿡쿡 찌르며
엉덩이 삐죽삐죽 흔드는 춤사위가
한물간 백댄서같다
한바탕 정신을 빼놓고선
빨간 신호등에 대기중인 자동차들 사이로
잽싸게 포장된 상자들고 다가가
운전자들에게 무언의 손짓을 보낸다
맞다
언젠가 중국집에서
옆자리에 앉은 여인이 낯익다 했는데
그때는 기억나지 않더니 그녀였구나
그녀의 가족이었을 것이다
노모와 아이가 있었나 보다
처음엔 그 길을 다니면서도 무얼 파는지 몰랐다
누군가 곶감을 파는 여자라 했다
한사코 부끄러워 하지 않는 이상한 그녀
그녀의 달콤하지 않은 춤이
그녀의 예쁘지 않은 몸매가
그녀의 새카만 얼굴이
오월의 황사짙은 저녁 하늘에
허전하게 흔들린다
춤추는 여인//김만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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