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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구공탄(十九孔炭)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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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천 윤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844회 작성일 2007-02-2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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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구공탄(十九孔炭)의 추억
                             
                                      淸談  천 윤우

 
필자에겐 기억될만한 아름다운 추억은 커녕 재미있는 에피소드 [episode] 또한 하나 없다.
뭐 하나 내세울 것 없이 자란 지난날의 일들이 문득 떠오르면, 씁쓸히 혼자
웃음 지으며 지우려 하는 마음 앞섰으니…….
‘울산시 동구 일산동 번덕 602~3번지’가 본적이며 태어나 줄곧 그곳에서 자랐으며, 현재 ‘울산 토박이’로 5년 전쯤 이사 온 시내의 생활 속에선 ‘옛 연탄장수 아들의 흔적은 찾을 수 없으리라 여겨진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33년 전쯤의 어촌에 인접한 농촌. 70년대 초반의 시골 마을엔 으레 “보릿고개”의 빈한(貧寒)하고 궁핍(窮乏)한 삶의 풍경들이 주위에 널려 있었으니…….
대학에 다니는 아들 녀석이나 올해 여고에 입학하는 딸아이에게 그 시절 나의 생활 중 특히, ‘십구공탄(十九孔炭)의 추억’ 이야기는 도저히 먹혀들지 않는다. 요즈음은 방학이라 아들놈은 거실 컴퓨터에, 딸은 자기 방 컴퓨터에 온종일 포진하여 지칠 줄 모르니, 참담한 심경이다.
‘에그~ 이 웬 수 같은 넘들아~’ 이 아빠가 중학교 다닐 때는 등굣길 전, 2~3곳 연탄배달, 하교 후엔, 땅거미 질 때까지 또, 연탄배달을 하며 생활했노라 얘기해도 “아빠~ 별로 재미 엄따.” 하는 딸 녀석 말에 섭섭함이 배어와, 그의 알콜 중독자 수준인 나는 술안주 와 함께 허무한 마음을 꿀꺽 삼켜야 했다.
늦게까지 연탄배달을 할때면, 어느새 뱃가죽 속엔 꼬르륵꼬르륵 전쟁을 치러지만, 그 소리를 요즘 아이들 MP3 음악쯤으로 들으며 연탄배달을 했었고, 황혼녘 어둠 내리기 시작할 즈음 이웃한 집들의 굴뚝연기를 망연히 바라보았던 지난 추억의 빛깔은, 아마 ‘회색빛’이었노라 얘기하면 정답이 아닐까?

 어려웠던 그 시절 2녀 3남 중 차남으로 태어난 학창시절의 필자에겐, 월사금 납부기간을 한 번도 제때에 못 맞춘 아픔이 가슴에 똬리를 털어 앉아도, 부모님께 말 못했던 날들! 하지만, 잠깐씩 스치는 즐거운 추억이 없지는 않았으니…….
일제 강점기 속 언어가, 표준말처럼 통용(通用)되던 그 시절에도 방언(方言)처럼 난해(難解)한 놀이 이름이 많았는데, 시급히 순화용어로 바뀌어야 할 것으로 생각해보면서, 잊히고 사라진 그 이름들을 잠시 소개해본다.
‘깨또바쉬(숨바꼭질놀이 일종), 하부리(손으로 잡고 공을 치는 야구), 가이리(사람 제치기), 됐네(단체 숨바꼭질), 빠꾸또(윷놀이 일종)등…….’ 시절마다 놀이 문화는 달라도 나름대로 즐거웠던 추억의 놀이가 아닐 수 없다.
이야기가 잠시 엇길로 갔지만, 사춘기 소년의 기억 속 ‘십구공탄(十九孔炭)의 추억’은 소꿉놀이를 함께한 또래 여학생들을 꺼리는 부끄러움으로 자리하여, 청년기까지 내성적 성격의 소유자로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 드리워졌으니……. 지금은 오히려 짓궂고 개그맨 뺨치는 장년으로 변하였기에, 세월은 ‘상전(桑田)에 벽해(碧海)를 만든다.’란 말이 실감난다.
“아저씨~ 오늘은 몇 장 할랑교?” 연탄 차 아저씨와 구두(口頭)로 계약이 끝나면 ‘3人의 서커스 단원’을 방불하게 하는 아저씨들의 ‘합작 연탄 날려 쌓기 공연’의 호흡은 신의 손인 듯, 한 치 오차 없이 몇천 장 연탄을 다섯 장씩 날려 순식간에 차에서 창고로 쌓아 올린다.
저 연탄 아저씨들 역시 프로의 모습으로 내 눈에 비쳤고, 저녁때까지 연탄 배달 후 창고 속 연탄을 다 팔고 난 날엔 아버지의 주판알 굴리는 손길과 어머니의 말대답 속 마지막 계산은 항상 착오가 났으니……
지금에야 부친께 알린 엄마의 ‘눈물겨운 거짓말’인즉, 연탄 개수를 속여 자식들 학용품 및 ‘최소한의 군것질’을 허락한 엄마의 지혜는, 세무공무원을 했었다는 외골수 깐깐하고, 불 같은 성격의 아버지 눈치에, 살얼음판 위의 조마조마한 긴장감으로 살아오신 나날들이었으리라 여겨진다.
너무나 완고했고, 최소한의 의식주(衣食住) 생계비 외엔 허락지 않은 부친의 생활철학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으로 굳혀졌으니.
오죽하면 아버지의 웃는 모습 한 번 보는 것이 나의 소원이라 말했겠는가?

 고단하고 힘들게만 느껴졌었던 그 시절 연탄장수 둘째 아들은 이제 무명 시인이 되었고, 수재였던 큰 누님은 중학교 학업을 끝으로 혼인하였지만, 현재 59세의 고령에도 독학으로 소망하던 학업에 매진한 결과 작년에 영문과 4년제 대학 졸업의 쾌거(快擧)를 이루었다.
지금은 서양화가로 활동 중인 “천윤숙” 화백(큰 누나). 그리고 서울 사시는
예쁜 마음씨의 “천인숙”(둘째 누나), 수석을 좋아하는 “천장우”(형), 산을 좋아하는 “천승우”(동생), 아직도 꽤 건강하신 편인 부모님. 시리도록 뼈아픈 그 보릿고개 아래 두 자식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신 부모님의 아픈 추억도, 어느 듯 세월의 여울 목에 묻혀 잊히고, 연탄장수 부부의 일곱 식구. 이젠 행복한 미소 가득한 날들로 엮어진 나날들만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돌이켜보면, 찢어지게 가난했던 ‘저소득 개발도상국’의 아픔이 겨울철 주 난방공급원인 ‘연탄가스’에 의한 중독사도 많아, 파생된 유머 한 구절이 생각나 실소(失笑)한다.
 ‘사망원인을 연탄가스 중독사로 염라대왕께 고하면, 너 한국 사람이지?’ 했다는…….
21세기엔 기필코 전 국민이 하나같이 성실하게 일하고 서로 도와 선진국 반열에 꼭 끼었으면 하는 바람을 정해년(丁亥年) “황금 돼지해”에 바라고 또 바라며, 밝은 태양 아래 새 아침 맞이한다. 

댓글목록

신외숙님의 댓글

no_profile 신외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어릴 때, 부모님이 일제 치하 때 겪은 굶주림에 대하여 이야기하면 시끄럽다고 소리치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우리집과 다른 잘 사는 집을 비교하면서 불평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선생님께서는 몸은 힘드셨지만 인생을 어릴 때부터 성실하게 시신 분 같습니다. 그게 바로 성공 아닌가요?  저도 20여 년 전, 시골 초등학교에 근무할 때 관사에서 자취했었는데 연탄불을 무진장 자주 꺼트린 기억이 납니다.  신외숙

천 윤우님의 댓글

no_profile 천 윤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신외숙 작가님 어려웠었던 그시절이 지금은 그리워지니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인정많던 시골의 정겨움이 뇌리에 남아... 작가님 주말 오후 즐겁게 잘 보내시고 건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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