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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假象)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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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순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856회 작성일 2007-04-04 21:37

본문

그곳은 작년 가을
벼이삭이 누렇게 익은 황금물결 치는 들녘이였다
그때 나는 논두렁길을 걷다가
해저무는 하늘을 보게 되었고 그 하늘을 날으는 물새를 보았다
황혼의 아름다운 색채를 보았고 바람의 냄새를 맡았고
햐여 그만 그맛에 취해버렸다

지금은 봄날이다.
봄 바람을 타고 다시금 그곳에 가보게 되었는데
내가 본 것이 환상인가
그곳은 바다로 변해 있었다
나는 그 마을 이름을 몰라 늘 그곳에 갈 때는 '사강가는 길' 이라고
나 나름데로 마을 이름을 붙힌다

이럴 수가 !
들녘은 간곳이 없고 온통 가득찬 물 물 물
논과 논을 경계하는 논길을 보지 못했더라면
또한 그곳 주민에게 저 물이 뭐냐고 물었을 때
'논물'이라는 답을 듣지 못했더라면 영락없는 바다로 오인 할뻔했다

저건 바다야
시화호 물이 흘러 흘러 여기 바다를 만든거야
나 자신에게 바다라고 우기면서 나는 웃는다
암튼
바다 같기도 하고 호수 같기도 하고 강 같기도 하다

농로에 차를 세우고 물로 가득한 논들을 바라보았다
바람이 물주름을 잡아 물결치는 물의 모습은
드레시(dressy)한 드레스를 입은 여인의 모습같기도 하다

물이 손짓하여 햇빛을 불러들인 것일까
햇빛을 머금고 반짝 반짝 빛나는 찬란한 물빛 ! 저건 물보석이야
물새가 그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

논두렁길에 앉아 나는 논물 가득 찬 논들을 바라본다
바닥이 보이지 않으니 수심을 알 수 없다
추억의 끈을 풀어 먼 기억속으로 걸어가 본다

나 어릴 적 이모집 모심기 하는 날
논두렁길 한켠에 앉아 먹던 점심은 그
때 그 시절엔 잔치집 음식을 방불케 했다

뿌연 막걸리를 걸러내고 술 찌꺼미에 사카린을 넣어
그때는 설탕이 참으로 귀했다

달짝찌근한 술찌꺼미맛
그 맛에 취한 계집애가 헤롱 헤롱 웃는다
그 맛을 못 본지가 몇십년이 되었다.
가끔씩은 먹어 보고 싶은 술 찌꺼미
지금은 어디가야만 구해 먹 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파아란 어린 모들이 눈앞에 아련거린다
모를 심어면서 부르던 농부들의 노래가
지금은 가사하나 기억에 없지만
그때 그 노래는 굉장히 흥겨웠던거 같다
이모집 그리고 외가가 눈앞에 그리웁게 떠 오른다

천천히 농로를 지나가는 차
시야에서 논물 가득한 논들은 멀어지고
가상의 바다에서 부는 봄 해풍 ? 에 취해본다

바람의 맛이 이토록 감미로왔던가
시골의 정경이 이토록 평화로왔던가
흙내음이 참 좋구나

물새 한마리가 물가에 앉아 생각에 잠겨있다
저 물새는 무엇을 생각할까

_ 김  순  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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