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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543회 작성일 2008-10-2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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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월란


발바닥이 쌔까맣다
어느 별밤을 몇 날 며칠 쏘다녔는지
몽환의 갱도를 맨발로 통과한 노숙의 발
문명의 정글을 헤쳐나온 원시의 발
욕념의 강물을 건너온 아디다스 잠바가 검푸른 강물빛이다
유라시아의 꿈을 횡단한 정복자의 두 발이
가느다란 가지같은 세상 위에 앉아 탈진한 날개를 접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교보문고로 통하는 땅켜 아래
개찰구로 들어가기 전 약속의 금 사이
낮은 반달모양의 목조무대가 오래전 짧은 연극의 뒷풀이를 감당하고 있다
교보에서 훔쳐온 활자들이 잠든 사내의 체절마다 서걱거린다
큰대자로 누워 생의 고뇌를 출력해낸 저 한 장의 흑백사진
땟국으로 새긴 문신마다 행렷빛 절망이 오수의 꽃처럼 피어있다
신발도 보따리도 없는 무욕의 육신이 정제된 그림자처럼 깔려있다
나의 무덤 속을 엿본지가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군중 속에서 예수님의 옷자락을 몰래 만진 혈류병의 여인처럼
사내의 그림자를 몰래 조금 잘라내어 주머니 속에 넣었다)


잠수공같은 몸에서
오래 전 내가 날려보낸 물새들이 산란기를 맞고 있었다
강풍에 견디기 위해 잠시 쓰러져 누운 고목마다
천연의 야생화로 피어, 탕진할 목숨이 더 남아 있는가
생을 화냥해버린 지하의 논다니
삶은 마주하면 뜨겁고 돌아서면 시린 것
화식인같은 관객들이 지하철 입구로 사라지면


찬겨울이 오기 전에
둥지가 날아가고
계절이 날아가고
사내도 이제 잠에서 깨어나면
반투명한 저 우주의 침실을 깨고
날아가겠다, 훠얼 훠얼
날아가겠다                   

                                                            200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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