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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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단 같은 검은 머리 비녀 꽂아 쪽을 지고 한 손으로 긴 치마 휘어감은 채 마을 한 복판 뽐내며 걸어가는 조선의 멋들어진 기생(妓生) 같은 개나리 진달래 여인네야 뒤산 언덕길 올라가며 눈웃음치는 저 꽃들아 내 눈길에 밟히지 말라고 여인네 허리를 부러뜨린다 꽃을 꺾는다 달아나다 내게 붙잡힌 가느다란 팔뚝을 다시 빼느라 저고리 밑으로 살오른 둥근 젖가슴 살짝 드러나고 엉거주춤 뒤로 뺀 엉덩이는 푸른 치마 밖으로 삐져 나오네 인적 뜸한 봄빛 들판에 배를 띄우고 동풍으로 불어오는 개나리 진달래 향기로운 여인네의 지화자 좋구나 노래와 춤에 취해 술 먹은 듯 불콰해진 내 얼굴을 그 누가 볼세라 배를 멈추고 앞산에 소풍 가니 바구니 끼고 나물 뜯으러 나온 여인네 뽀얀 살결에 수줍어 붉은 미소까지 머금었으니 사내의 눈이 어지러울만도 하지 저리도 가냘프고 고운 허리 누가 분질러 놓을까 꽃을 꺾는 내 온몸이 확확 달아 오르고 절정에 이른 여인네 가쁜 숨소리 들려오네 얼기설기 돌담은 낮아 열 오른 사랑 감추기에 적당하고 푸른 소나무 가지로 병풍을 드리워 내 사랑 조선의 기생(妓生) 같은 개나리 진달래 여인네를 뚝 하고 분질러 꺾으니 어여쁜 열두폭 치마 그 밑으로 눈부신 옥색 속곳 굽이 굽이 강물처럼 한 세상 따스하고 부드럽게 흘러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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