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랑, 그 지독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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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종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772회 작성일 2004-02-21 13:08본문
내가 가진 전체는 오로지
평생에 단 세 번 봄비를 맞고
흙밖으로 나와
너 하나를 만나서 저렇게 지독하게
살아 움직이며 꿈틀거리는
지렁이 같은 사랑을 하는 것이라고
전생에 조선의 기녀 홍랑이었을
여인을 감히
나도 최경창이 되어 찾아가는 길이다
그 길은 살아서 닿을 수 없는
먼 벽지의 유배길이다
묏버들 갈해 꺾어 보내니 님의 손에,
나를 사랑해 주어서 고맙다고 하는 것일까
홍랑에게 사랑이란
아무것도 침범하지 못하게
자신의 울타리를 높이 세우는 것이다
홍랑의 사랑은 얼굴에 상처를 내고
가슴에 묘막을 짓는 것이다
자시는 창 밖에 심어두고,
7일 밤낮을 달려와
무덤의 뿌리까지 더듬어 보는 것이
사랑이라고 거문고를 탄다 가야금을 탄다
밤비에 새 잎 나거든 나인 것처럼 여기소서
봄비에 밖으로 뛰쳐나온 사랑 대신
땅속에 묻힌 사람은 언제 다시 돌아오랴
사랑은 밤길을 가다 만날 수 있는
달빛 그림자가 아니라
가늠할 수 있는 깊이의 우물이 아니라
오랫동안 비바람에 닳아 읽을 수 없는
비문 같은 절대적인 기약인 것이다
사랑은 십년 동안이나
세수도 않고 머리도 빗지 않고
그 자리 그대로 움직이지도 않고
한 사람의 주검을 지키며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썩어가는 것이다
평생에 단 세 번 봄비를 맞고
흙밖으로 나와
너 하나를 만나서 저렇게 지독하게
살아 움직이며 꿈틀거리는
지렁이 같은 사랑을 하는 것이라고
전생에 조선의 기녀 홍랑이었을
여인을 감히
나도 최경창이 되어 찾아가는 길이다
그 길은 살아서 닿을 수 없는
먼 벽지의 유배길이다
묏버들 갈해 꺾어 보내니 님의 손에,
나를 사랑해 주어서 고맙다고 하는 것일까
홍랑에게 사랑이란
아무것도 침범하지 못하게
자신의 울타리를 높이 세우는 것이다
홍랑의 사랑은 얼굴에 상처를 내고
가슴에 묘막을 짓는 것이다
자시는 창 밖에 심어두고,
7일 밤낮을 달려와
무덤의 뿌리까지 더듬어 보는 것이
사랑이라고 거문고를 탄다 가야금을 탄다
밤비에 새 잎 나거든 나인 것처럼 여기소서
봄비에 밖으로 뛰쳐나온 사랑 대신
땅속에 묻힌 사람은 언제 다시 돌아오랴
사랑은 밤길을 가다 만날 수 있는
달빛 그림자가 아니라
가늠할 수 있는 깊이의 우물이 아니라
오랫동안 비바람에 닳아 읽을 수 없는
비문 같은 절대적인 기약인 것이다
사랑은 십년 동안이나
세수도 않고 머리도 빗지 않고
그 자리 그대로 움직이지도 않고
한 사람의 주검을 지키며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썩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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