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문양紋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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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종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102회 작성일 2007-02-23 15:53본문
낡은 목욕탕에 앉아
구부러진 아버지의 등을
수건으로 쓱쓱 밀어드리는데
폐허의 흐릿한 무늬 하나
살갗을 헤치고 나타났다
당신의 낡은 문양을
생생하게 보여주려고
아버지께서 가슴까지 내미신다
폭우 같은 손길에 부풀린
때가 밀려나가면서
네모난 주춧돌과 둥근 기둥
그리고 반쯤 기울어진
삼각의 지붕이 드러났다
낯선 저 집에서
한 시절 살았던 적 있었다
당신은 그 속에 절을 한 채 짓고
면벽의 안거에 들면서
세상의 몫을 버린 적 있었다
병들어 드러누울 때까지
나무에 새겨넣은 나이테처럼
암호 같은 생의 줄무늬를
몸속에 파놓으셨다
아버지의 겨울 들판을 헤치고
그 속을 들여다 보니
초승달이라든가 잔별이라든가
칼날이라든가 총알이라든가
살 깊이 파고 들어가 있었다
구부러진 아버지의 등을
수건으로 쓱쓱 밀어드리는데
폐허의 흐릿한 무늬 하나
살갗을 헤치고 나타났다
당신의 낡은 문양을
생생하게 보여주려고
아버지께서 가슴까지 내미신다
폭우 같은 손길에 부풀린
때가 밀려나가면서
네모난 주춧돌과 둥근 기둥
그리고 반쯤 기울어진
삼각의 지붕이 드러났다
낯선 저 집에서
한 시절 살았던 적 있었다
당신은 그 속에 절을 한 채 짓고
면벽의 안거에 들면서
세상의 몫을 버린 적 있었다
병들어 드러누울 때까지
나무에 새겨넣은 나이테처럼
암호 같은 생의 줄무늬를
몸속에 파놓으셨다
아버지의 겨울 들판을 헤치고
그 속을 들여다 보니
초승달이라든가 잔별이라든가
칼날이라든가 총알이라든가
살 깊이 파고 들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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