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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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bang jeongmi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144회 작성일 2005-03-06 01:23본문
추운 겨울 어느 날
추운 겨울 어느 날
길을 걷던 한 사내는 뭔가를 계속 흘리고
뒤따르던 저승사자는 사내가 흘린 뭔가를 줍고 있다
채우기보다 비워야한다며
길 위에 뿌려지는 지난날의 삶의 흔적들,
짊어지고 가야할 業은 안고가야 한다며
그 흔적마저 용납 않는 저승사자,
멀리서 손짓하며 천천히, 또는 빨리 오라고 한들
그 거리를 한 생애에서는 좁힐 수가 없거늘
언제쯤, 길을 가던 사내는 뒤를 돌아보며
자신의 길을 지울 수가 있을까
지워서 生의 간격을 좁힐 수만 있다면
기꺼이 저승사자가 되겠다던 그,
저승사자는 껄껄 웃으며 꿈을 꾼다고 한다, 인간의 꿈을
추운 겨울 어느 날,
먼 길을 떠나고 싶을 때
나는 그 사내를 생각한다
내려놓는 진실보다 줍는 거짓 속에 삶이 있다고
저승사자는 언제나 그와 나 사이에 숨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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