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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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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이홍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1,569회 작성일 2007-10-0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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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떠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지나가는 들판의 흔적은 황금빛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가을 이라고 하지만 햇살이 따가워 긴팔옷에 점퍼를 걸치고 돌아다니니 땀방울이 얼굴에 맺힌다. 무덥던 여름날은 무기력하고 왠지 모르게 의욕이 없었지만, 이제는 계절이 변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마음속에 허전함과 부족함이 강하게 느껴지는 시간이 다가왔다. 마음에 평온함이 자리잡고 못하고 온갖 여러가지 상념들이 물결치고 있어,잔잔한 평화를 간구하는 참회의 기도를 올려야 겠다. 그동안 살아온 생활의 모습과 흔적들을 되돌아 보면 아쉬움과 후회가 뒤섞인 발자취를 남겼다.올바른 생각과 행동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가르침을 받았지만,지식으로 이론으로 머릿속을 채우며,화를내고 원망과 불평 그리고 말못할 생각으로 살아왔다.

마음을 다스리고 비우고 내려놓기 위한 침묵의 기도를 올리며,하늘향해 눈물을 흘리는 이시간,불꺼진 텅빈교회당에 홀로 두손을 모아 부족하고 연약한 영혼과 육신을 의탁한다.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않고 그저 침묵속에 외치는 기도를 묵묵히 듣고 잔잔한 미소만 짓고 계신다. 사람은 수많은 자기의 언어를 내뱉으며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그분은 그냥 모든 말과 기도를 다 들어주신다. 이것이 육신을 입고있는 나약한 인간과 전지전능한 하나님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도를 한다고 하지만 어린아이 처럼 투정 부리고 어린양을 하고 있는 나의모습을 나무라지 않고 그냥 다 받아주시는 그분 앞에 있으면 그냥 평안하고 속이 후련하다.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면 천국에 들어갈수 없다’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가지라고 말씀했다. 천진난만 했던 어린아이의 마음은 성장하면서 세파에 찌들어 순수함은 없어지고 극히 계산적 이고 자기중심적인 생각들로 채워졌다. 그러나 이제는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하늘향해 나의 무거운짐을 내려놓고 울고 싶을땐 눈물 흘리고 사람에게 못할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다.

침묵속에 흐르는 묵언의 대화는 마음을 뜨겁게 하는 알수없는 감동과 기쁨이 다가오기에 여기서 있는것이 마냥 즐겁게 느껴진다. 한참동안 긴시간동안 기도의 대화를 마치고 교회문을 나와 교회의 마당을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바람이 들려주는 가을의 이야기를 듣는다. 발아래 떨어진 은행나무잎을 주워 손으로 만지작 거리며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고 기나긴 휴식을 준비하는 순종의 교훈을 느낄수 있다. 교회의 종탑위엔 하얀뭉게구름이 걸쳐있고,하늘은 푸른물이 금방 이라도 쏟아질것 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그지없이 청명하다.

시야의 저멀리 코스모스길이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어 자리에서 일어나 노란 은행잎이 바람결에 휘날리는 교회를 나와 오솔길을 걸어간다. 가을에 활짝핀 코스모스는 어느 마음씨 좋은 사람이 따뜻한 봄날 씨를 뿌려놓아 이렇게 가을을 준비했을 것이다. 세상이 삭막하고 사막과 같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이땅위에 살아가고 있는것에 감사를 드린다. 하얀색,연한보라색,진한보라색이 섞여져 솔솔부른 바람결에 흔들리는 오슬길을 걷노라면 마음는 한없이 포근하고 풍요를 느낀다. 꽃물결치는 길너머 들판에 허수아비가 양팔을 벌리고 서있는데 짖굳은 참새는 어깨위에서 재잘거리며 떠날줄 모르고 있다.

무심한 참새는 허수아비의 힘겨움을 모른채 마냥 지네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그리 재미있게 하는지 들어 보려고 다가가니 낮설은 방문객의 발걸음에 놀랬는지 멀리 도망간다. 오솔길은 들판을 지나 낮은 야산으로 이어져 계속 걸어가니 억새풀이 하얀솜털이 무성한 손을 흔들며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한다. 억새풀은 그 이름이 말해주듯이 황무지같은 땅이나 척박한 곳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강한비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억새게 뿌리를 내리며 모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뿌리를 보면 마치 대나무 뿌리같이 튼튼하고 흙을 힘있게 쥐고있어 왠만한 홍수와 장마에도 뿌리가 뽑히는 일이없다. 억새풀을 바라보며 칭찬을 하는것을 시샘하는듯 맡은편 수풀에 피어난 산국화가 은은한 향기를 전해준다. 산국화는 그모습이 눈에 선명하게 드러나지 아니하고 수수한 모습으로 꽃을 피워 주변의 풀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산국화는 꽃은 차로마시면 정신이 맑아지고 줄기와 잎을 그늘에 잘말려 다려서 마시면,소화기능을 왕성하게 하고 몸의 기운을 북돋아 준다고 한다.

억새풀과 산국화가 우거진곳에서 깊은 생각에 잠기다가 발길을 옮겨 들판길을 걸어간다. 마침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하는 농부의 손길이 분주하고,들판을 가득 채웠던 곡식들의 물결이 차츰 사라져가니 약간은 허전함이 마음한구석에 자리잡는다. 잘수확한 벼이삭을 포대에 잘담아 트럭에 싣는 농부의 얼굴에는 한해의 풍성한 수확을 주신것에 대한 감사함이 가득차있고 잔잔한 미소가 흐른다. 결실과 수확의 이전에는 수많은 땀과 눈물이 있었고,비바람이 몰아칠때면 잠못 이루고 들판에 나와 벼를 살피는 농부의 노고와 정성이 있었다. 그래서 농사는 하나님과 농부의 동업이라고 한다. 아무리 정성을 다해 농작물을 가꾸더라도 자연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이 협조를 안해주시면 한해 농사는 실패로 돌아가기 때문에 농부는 그 섭리에 순응하며 농사를 지어오고 있다.

긴침묵으로 기도를 할때 아무런 응답을 하지않고 이야기를 들으시던 그분이 산과 들로 발길을 이끌어 보여주신것은 무엇일까? 마치 모세를 광야로 이끌어 내시어 차분히 준비하게 하고 사명을 주어 출애굽의 역사를 이룬것처럼 무엇인가를 전해 주시려고 그런것 같다. 애굽왕궁의 편안한 생활속에서 모세는 자신이 누구이며,무슨일을 해야하는지 깨달을수 없었기에 황막한 광야로 이끌어 내시어 오랜 기다림과 인고의 세월을 보낸후에 파라오에게 가서 출애굽을 외치라고 명령 하신것이다. 산과들에 이름없는 풀과나무들은 계절이 변하면 변화에 맞게 순응하고 결코 거스름이 없이 스스로의 목숨을 유지하고 있다. 때가되면 열매을 맺고 겨울을 준비하여 봄이오면 꽃을 피우는 자연의 이치를 통해서 헛된 욕심이 없이 살아가라는 교훈을 심어주기 위해 이곳으로 오게 하신 큰뜻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하늘향해 간절하게 올리는 기도를 바로 응답해 주시지 않는것은 세상의 모든 것은 때가 있으므로 기다리며 준비하라는 큰 뜻이 담겨져 있다. 아주 평범하고 간단한 진리를 미처 알지못하고 어린아이 처럼 어린양 부리며, 떼쓰는 모습을 그저 말없이 듣고만 계시는 그분의 뜻을 이제야 조금 알것같다. 그래서 가을을 흔히 성찰의 계절 이라고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연륜이 깊어가고 거울 앞에서 자신을 바라보면 그모습이 변해 있음을 발견한다. 생각은 더 깊어만 가는데 무엇인가를 이루지 못하고 열매맺지 못한 아쉬움을 항상 달래곤 한다. 불혹의 나이를 목전에 두고 흔들림 없이 살아갈 준비를 했는지 되돌아 보지만 늘 부족하고 허전함이 감도는 것이 가을이다. 해가 뉘엿뉘엿 산등성이를 넘어가고 어둠이 서서이 내리는 들길을 지나 대문앞을 들어서니 화단의 한구석에 국화가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다.

댓글목록

장미님의 댓글

장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우리들의 가을풍경과 농촌의 실상을 잘담았읍니다
앞으로도 순수자연의 농촌을 많이 스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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