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 조개*
               
                      金 錫 範

 
예전
동산의 주인 이었다
꿈의 동산, 에덴이었던 것처럼
은빛 생명수 마시며
황금빛 모래밭 일구어
수중의 아름다운 밀어(蜜語)로
눈부신 햇살에 몸 감추며
노란 미소,
애틋한 갈색 눈빛으로
강변을 쉴 새 없이 드나들며
섬진강에 수를 놓았다
언제부터
재첩이라는 유명세에
괘씸한 상술 탓에
시시탐탐, 가자미눈으로
짐승 같은 탐욕으로
모래동산 여린 씨알까지
침탈(侵奪)당했으니
너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로다
강변에 목이 떨어진 모래섬아,
지리산 자궁에 뿌리내린 강물아
이제 너희가 주인이니
침범치 못할 모래 수렁으로
날선 시퍼런 수검(水劍)으로
짐승 같은 인간을
버러지 같은 미물을
쫓아버리고
잃어버렸던 동산 회복하자

*갱 조개:
백합과의 민물조개/
재첩,가막조개로 표현되는
섬진강유역(경남하동,전남광양)의 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