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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이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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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신외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245회 작성일 2007-02-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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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 동영이의 외출

신외숙

동영이는 이제 여섯 살 난 남자 아기입니다.

  얼굴이 귀공자처럼 잘 생기고 예쁜 동영이는 어디엘 가나 인기입니다. 유치원에 가도 백화점에 가도 심지어 버스만 타도 보는 사람들마다 잘 생겼다고 칭찬해 줍니다.

큰 눈망울에 오뚝한 코, 예쁜 입술과 예술적인 턱선이 얼굴짱 아기 꽃미남이기 때문입니다. 얼굴만 잘 생겼을 뿐 아니라 몸매도 예쁜 동영이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단연 인기입니다. 물론 여자 친구들에게도 인기 짱입니다.

  벌써부터 여자 친구들로부터 프로포즈는 기본이고 사위 삼겠다는 장인 장모감이 줄을 잇는 답니다. 늘 새옷에 머리 스타일도 자주 바뀌는 동영이는 주변에서 패션 모델로 통합니다.

그래서인지 동영이는 또래 친구들이 피아노 배우고 영어 학원 다니는 동안 벌써 방송국 출연도 여러번 했습니다. 영화에도 세 번 출연했고 아기 옷 광고에는 수십 번 출연했지요.

  어쩌다 집에서 쉬는 날이면 동영이를 찾는 여자친구들의 전화가 계속 걸려 옵니다.

  “아줌마, 저 은아인데요 동영이 좀 바꿔 주세요.

  “동영아 친구 전화다 어서 받아라.”

  그러면 동영이는 바빠서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컴퓨터 게임 하느라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혜린이의 전화만큼은 예외입니다. 혜린이는 동영이가 영화 출연할 때 만난 친구입니다.

아기 얼짱으로 통하는 혜린이는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마음씨도 예쁘고 얼마나 영리한지 모릅니다. 동영이가 모르는 건 언제나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맛있는 것도 꼭 같이 나누어 먹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다른 여자애랑 놀지 말고 꼭 나랑만 놀아야 돼.”

  혜린이는 어찌나 영리한지 어린이 피아노 콩쿨 대회에 나가서도 우승을 먹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 웅변 대회 태권도 대회에서도 우승을 먹었습니다. 그럴 때면 꼭 혜린이 엄마한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동영이 엄마, 우리 혜린이가 이번에도 우승을 했지 뭐예요, 한번쯤 양보도 해주어도 좋으련만 꼭 우승을 한다니까요, 그런데 우리 혜린이가 동영이가 마음에 드나봐요 집에만 들어오면 동영이가 잘 생겼다고 칭찬하는 거예요, 어린것들이 인물은 더 밝힌다니까요.”

  “예쁘기야 혜린이 따라갈 여자애는 없죠. 우리 동영이도 혜린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칭찬한답니다.”

  동영이가 너무나 마음에 든 혜린이는 엄마를 졸라서 동영이 집 근처로 이사를 왔습니다. 아예 같은 유치원에 다니면서 동영이를 독차지하겠다는 생각이겠지요.

  어느날 유치원에서 돌아오자마자 동영이가 말했습니다.

  "엄마, 이 세상에서 혜린이가 제일 예뻐 나 혜린이랑 결혼할래."

  "뭐 결혼? 결혼이 뭔데."

 “엄마 아빠 되는 거.”

 “뭐라구 쬐그만 녀석이…… 그런데 동영아 혜린이가 그렇게 마음에 들어?”
 
 “응 난 이 세상에서 혜린이가 제일 좋아.”

  “그런데 혜린이도 우리 동영이가 마음에 든대.”

  “응, 우리 결혼하기로 약속했어 손가락 걸고 맹세했어.”

  “뭐라구? 엄마 아빠 허락도 없이.”

  우연의 일치일까. 그날 밤, 혜린이도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나 동영이랑 결혼할래.”

  “뭐 결혼?”

  혜린이 엄마는 어이 없다는 듯 웃었습니다.

  “동영이가 그렇게도 좋아.”

  “응. 동영이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 다른 여자애들도 동영이를 좋아해, 엄마 나 동영이랑 결혼할래.”

  “우리 혜린이가 다 컸구나, 그래 혜린아 결혼이 뭔데?”

  “응 지난번에 고모가 했던 것처럼 반지 끼고 드레스 입고 딴딴따 결혼식 하는 거,  그래서 나도 동영이랑 결혼식 때 입으려고 교회 앞에 있는 드레스 집에 가서 미리 봐 뒀어. 제일 예쁜 걸로.”

  “요 쪼그만 게 알긴 다 아네, 드레스까지 봐 두고 그렇게도 동영이가 좋아?”

  “응 다른 여자애랑은 못 놀고 나하고만 놀아야 돼.”

  “아이구 이제 보니 우리 혜린이가 질투도 많네.”

  다음날 동영이 엄마는 혜린이 엄마에게 전화했습니다.

  “혜린이 엄마, 우리 동영이는 혜린이가 너무 마음에 든대요, 또 혜린이도 우리 동영이를 좋아하나 봐요 이왕 말이 나왔으니 우리 서로 만나서 미리 약혼식이라도 해두는 게 어떨까요?”

  “약혼식이라뇨? 그건 간단한 문제가 아닐 것 같은데 애 아빠하고도 의논한 뒤 결정하는 게 순서 아닐까요?”

  “그러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도 우리 애 아빠랑 오늘 밤 의논해 봐야겠네요.”

  그날 저녁 혜린이네 집에서는 약간의 실랑이가 일었습니다. 혜린이 아빠가 딴지를 건 것입니다.

  “지금 어린애들 놓고 장난하는 거야 뭐야 약혼이라니?”

  “글쎄 우리 혜린이가 더 원한다니까요 동영이를 다른 여자애가 채갈까 봐 지가 더 안달이라니까요.”

  “자존심도 없이…….”

  “글쎄 지난번에는 교회 앞에 있는 웨딩숍에 가서 드레스까지 봐 두었다니까요”

  “그런데 우리 혜린이랑 동영이는 어디서 만나 거야? 유치원에서 만난 것 같지는 않고.”

  “영화출연 하다가 만났다니까 몇 번이나 말해야 돼요, 드라마 출연하다가 서로 눈 맞았다니까요.”

  “어린것들이 웃기기는. 그런데 무슨 드라마였는데?”

  “호동왕자와 낙랑 공주요.”

  “거 말 되네 말되.”

  “그런데 그쪽에서도 우리 혜린이가 마음에 든대.”

  “그럼요 우리 혜린이도 얼짱 몸짱이잖아요.”

  “그렇담 말이지, 약혼식은 뭣하고 언약식 어때? 우선 언약식부터 치르게 한 다음 둘이 사귀게 하는 거야. 아직 어린애들이니까 사고 칠 일도 없고 그렇게 놀다가 몸과 마음이 커지면 생각이 달라지겠지 뭐, 세상에 선남선녀가 많다는 걸 알게 될 테니까.”

  “그럴까요.”

  그렇게 해서 양가 엄마 아빠의 합의 하에 동영이와 혜린이는 언약식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그날 동영이는 동네 양복점에서 맞춘 양복을 입었고 혜린이는 언젠가 봐 두었던 하얀 드레스를 맞춰 입었습니다. 둘은 꽃바구니를 들고서 언약식을 치렀습니다. 둘이서 새끼손가락 걸고 도장도 찍고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얼굴에 뽀뽀도 했습니다.

  “이제 동영이 하고 혜린이는 둘이만 노는 거야 알았지 서로 다른 여자 친구 남자 친구 사귀면 안 되는 거야, 알았지.”

  “응.”

  “자, 그럼 아빠가 용돈 줄 테니까 가서 여섯 시까지만 놀다가 집에 와.”

  “응 아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둘은 동네 놀이터로 달려갔습니다. 혜린이가 그네에 앉자 동영이가 고사리 손으로 힘껏 밀어 주었습니다. 다음은 시소 게임을 하고 터널 통과도 했습니다. 동네 PC방에 가서 오락 게임도 신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여섯 시가 다 될 무렵 둘이는 뽀뽀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어디서 헤어졌냐구요?

  혜린이 집 앞에서입니다. 혜린이가 그냥 헤어지지 안겠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동영이가 혜린이 집 앞까지 바라다 준 것입니다.

  다음날부터 둘이는 유치원도 함께 다니고 함께 놀자는 친구들도 멀리하고 꼭 둘이서만 놀았습니다. 놀다가 동네 편의점에 가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서 서로 한입씩 먹으면서 웃었습니다. 다음날은 헤린이가 용돈을 가져와 아이스크림을 샀고 둘이서 손을 꼭 잡고 아파트 광장을 뛰어 다니면서 놀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동영이는 유치원에서 민철이란 아이와 크게 싸웠습니다. 민철이는 늘 혜린이 뒤를 따라 다니며 못살게 구는 아주 나쁜 아이입니다. 혜린이에게 다가와 먹을 것도 빼앗고 머리칼을 잡아당기며 마구 주먹질도 합니다. 그것도 꼭 아무도 안 보는 데서 말입니다. 그런데 그날은 동영이가 보는 데서 혜린이를 마구 때린 것입니다.

  혜린이가 맞는 모습을 본 동영이는 무척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달려들어 민철이를 때려 주었습니다. 언젠가 영화 출연할 때 보았던 것처럼 주먹으로 때리고 발길로 찬 것입니다.

그러자 혜린이도 달려들어 민철이의 팔뚝을 깨물고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었습니다. 두 사람으로부터 한꺼번에 두들겨 맞은 민철이는 분한 나머지 엉엉 울었습니다. 그러자 언제 달려 왔는지 선생님이 동영이를 마구 야단 치는 것이었습니다.

  “동영아 어쩌자고 민철이를 그렇게 때리는 거니? 이것 봐 민철이 얼굴에서 피가
나잖아.”

  과연 민철이 얼굴에서는 핏방울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그건 혜린이가 손톱으로 할퀸 자국입니다. 선생님은 혜린이를 보고서도 야단쳤습니다.

  “혜린아 넌 친구가 싸우면 말려야지 같이 달려들어 싸우면 어떡하니? 민철이가 아파서 울잖아.”

  그러자 혜린이는 앙! 하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날 동영이는 집에 오자마자 엄

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민철이 때문에 선생님한테 야단 맞았어.”

  엄마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습니다.

  “민철이 때문이라니? 둘이서 싸웠니.”

  “민철이가 혜린이를 막 때렸어.”

  “그래서?”

  “그래서 내가 혜린이를 구하려고 막 때려줬어.”

  “잘했어 그런데 왜 선생님께 야단 맞은 건데, 엄마가 보기엔 분명 민철이가 잘못했는데.”

  “민철이가 우니까 선생님이 야단 친 거야.”

  “그래?”

  엄마는 분이 나서 말했습니다. 그날 밤 혜린이도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민철이가 나 막 주먹으로 때리고 머리도 잡아당기고 그랬어.”

“뭐라구 그래서 넌 어떡했는데?”

  “동영이랑 같이 달려들어서 민철이를 때려 줬는데 선생님은 동영이하고 나만 나쁘다고 야단쳤어.”

  “그게 정말이니?”

  엄마는 분이 나서 당장 쓰러질 것만 같았습니다. 다음날은 토요일이라 유치원을 쉬는 날이었습니다. 느지막이 늦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누군가 급히 초인종을 누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누군가 해서 나가 보았더니 민철이가 엄마와 함께 서 있었습니다. 얼굴에는 반창고를 붙였고 팔뚝에는 시퍼런 상처가 그대로 보였습니다.

  “아니 애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얘 얼굴 보이시죠?”

  민철이 엄마는 손으로 민철이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그제서야 혜린이 엄마는 민철이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쭉 째진 눈에다 납작한 코에다 얼굴색마저 까마잡잡한 참으로 못생긴 얼굴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납작한 코가 제일 못생겨 보였습니다. 거기에다 반창고를 붙이니 완전 거지 왕자였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뜯어 봐도 엄마를 닮은 구석은 없어 보였습니다. 엄마를 닮았더라면 저렇게까지 못생기지는 않았을 텐데.

  “아니 무슨 애들이 하나도 아니고 둘이서 달려들어 애를 이 꼴로 만드는 거예요 우리 애 얼굴에 기스 난 것 어떻게 책임지겠어요 세상에 이 귀한 얼굴에 상채기라니 도대체 어떻게 하실 거냐구요?”

  “어떻게 하다뇨? 처음부터 잘못한 게 누군데요 먼저 민철이가 아무 잘못도 없는 혜린이를 때리니까 애들이 화가 나서 싸운 걸 가지고 어떻게 할 거라뇨 치료비라도 물어 달라 그 말씀인가요.”

  못생긴 얼굴에 상처 난 것쯤 가지고 되게 난리네. 동영이처럼 잘생겼음 말도 안 해. 사실 민철이는 얼굴도 못생겼지만 체구도 아주 조그마한 아입니다. 얼마나 못생겼는지 아이들이 왕따를 시키고 같이 놀아 주지도 않습니다.

 그 주제에 눈은 높아 가지고 예쁜 여자애들만 좋아합니다. 그것도 가장 예쁘고 영리한 혜린이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혜린이가 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동영이만 좋아하니까 심술이 나서 자꾸만 괴롭히는 겁니다. 그러니 혜린이가 민철이를 싫어하는 건 너무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뻐한다고 민철이 엄마 눈에는 자기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잘 난 줄 아는 모양입니다. 혜린이 엄마는 민철이를 바라보면서 자꾸만 웃음이 나왔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실 거냐구요? 애 얼굴을 이렇게 망쳐 놓고도 웃음이 나오세요?”

 기가 막힌 혜린이 엄마는 핸드폰으로 동영이 엄마를 불렀습니다. 지원군을 요청한 것입니다. 소식을 듣고 동영이 엄마가 장 달려왔습니다. 물론 동영이도 함께입니다.

  “아니 사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죠?”

  동영이 엄마가 말했습니다.

  “사돈이라뇨. 두 분이서 무슨 인척 관계세요.”

  민철이 엄마가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습니다. 그 사이 언제 나왔는지 혜린이가 동영이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우리 놀이터 가서 같이 놀자.”

“그래 그래.”

  그 모양을 보고 있던 민철이 엄마가 말했습니다.

  “어머 쟤들은 꼭 꼬마 신랑 각시 같네.”

  “같은 게 아니라 진짜예요.”

  “진짜라뇨?”

  “쟤들 약혼한 사이에요.”

  “어머 기가 막혀서 지금 애들 놓고 장난하시는 건가요 애들이 약혼이라뇨?”

 “정말이라니까요 그런데 둘 사이에 민철이가 자꾸 끼어 들어 훼방 논 것 같아요, 둘이서 못 놀게요 얼굴이나 잘생겼음 말 안 해.”

  “뭐라구요?”

  화가 난 민철이 엄마는 씩씩거렸습니다. 그 사이 동영이와 혜린이가 손을 잡고 나가는데 민철이가 소리를 꽥 지르며 말했습니다.

  “나도 같이 가 나도 같이 놀아.”
  “넌 자존심도 없니?”

  민철이 엄마는 속이 상해서 말했습니다. 그러자 옆에 서있던 혜린이 엄마가 말했습니다.

 “그래 혜린아 오늘은 민철이 하고 놀아 줘. 그러니까 딱 한번만.”

  그러자 동영이가 화난 얼굴로 말했습니다.

  “싫어 싫어 아앙!”

  드디어 동영이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혜린이는 나하고만 놀아야 돼 그러기로 약속했잖아 아앙!”

  “동영아 그래도 오늘 오늘 딱 하루만 민철이랑 놀아 줘 그래야 착한 아기지 응?”

  그러자 보고 있던 민철이 엄마도 나섰습니다.

  “동영아 친구랑 같이 놀아야지, 왕따 시키고 그러면 나쁜 거야 우리 민철이랑도 같이 놀고 그래야지 착한 아기인 거야. 아줌마가 부탁할게 우리 민철이랑도 같이 놀아줘.”

  민철이 엄마는 좀 전의 태도와는 달리 아주 간절하게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동영이 엄마도 혜린이 엄마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동영이는 할 수 없이 민철이 손을 잡고 아파트 광장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어느사이엔가 민철이가 혜린이 손을 슥 잡는 게 아니겠습니까. 혜린이 얼굴을 바라보면서요.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건 혜린이가 가만히 있는 겁니다. 그 모양을 본 동영이는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안 돼 안 돼 혜린이는 나랑만 놀아야 돼.”

  “오늘 딱 하루만 같이 놀면 안 돼?”

  혜린이가 여전히 민철이의 손을 잡은 채 말했습니다. 화가 난 동영이는 그냥 집으로 와 버렸습니다. 뒤에서 혜린이가 말렸지만 빨리 집으로 온 것입니다.

  “동영아 어쩐 일이야 벌써 오고.”

  “엄마 나 이제 혜린이랑 안 놀래.”

  “아니 왜?”

  “이제 보니까 혜린이가 나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민철이도 좋아했나 봐 둘이서 손 잡았어.”

  “왜 동영아 혜린이 손은 꼭 동영이만 잡아야 되는 거야?”

  “응, 약속했잖아 반지 끼고 뽀뽀하고 사진도 찍었잖아 그러기로.”

  “응 그랬지 하지만 민철이랑도 같이 놀고 그러는 거야 동영아 그래야 착한 아기

지 안 그래?”

  “싫어 싫어 혜린이는 나랑만 놀아야 돼.”

  다음날 아침 동영이는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나 돈 줘.”

  “뭐하게?”

  “선물 사게.”

  “누구?”

  “빨리 줘.”

  엄마에게 돈을 받아 쥔 동영이는 유치원으로 곧바로 가지 않고 선물 가게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입니까. 문이 닫혀져 있는 게 아닙니까. 동영이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선물가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큰 찻길을 건너 동네에서 가장 큰 마트로 갔습니다.

언젠가 엄마를 따라 한번 가 보고는 처음입니다. 얼마나 큰지 동영이의 눈은 더욱 커졌습니다. 정신 없이 구경하는데 배에서 꼬르락 소리가 났습니다. 벌써 점심 시간이 된 것입니다. 그 시간 유치원과 동영이 집에서는 야단이 났습니다. 물론 혜린이 집에서도 야단이 났습니다.

  동영이 엄마와 혜린이 엄마는 동영이가 없어진 줄 알고 아빠한테도 연락을 하고 파출소에도 신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 보았습니다.

  “여섯 살짜리 남자 아긴데요 혹시 못 보셨나요?”

  “어떻게 생겼는데요?”

  “네 영화배우같이 잘생겼어요 텔레비전 옷 광고에도 자주 나오는 아주 잘생긴 남자 아기애요.”

  “글쎄요.”

  동영이 엄마는 사색이 다 되어 말했습니다.

  “우리 동영이가 어제 혜린이와 민철이가 손잡고 놀았다고 질투하더니만 이게 무슨 일이래, 아참 오늘 우리 동영이가 누구 선물을 하려는지 돈을 달라고 하던데.”

  그러자 혜린이 엄마가 생각난 듯이 말했습니다.

  “선물이요? 오늘이 우리 혜린이 생일인데. 그렇담 우리 혜린이 선물 사러 간 것 아닐까요.”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그런데 유치원도 안 가고 지금 이 시간까지 뭘하느라

고…… 혹시 유괴?”

  “설마.”

  그때였습니다. 동영이 엄마의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누군지 몰라도 당장 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네? 네 찾았다구요 네 감사합니다. 네 제가 곧 찾아뵙겠습니다.”

  “동영이 찾았대요?”

  “네, 파출소인데요 지금 거기 있대요.”

  두 엄마는 부랴부랴 파출소로 갔습니다. 동영이는 소장실 푹신한 소파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습니다. 엄마를 보자 당장 울듯한 표정입니다.

  “엄마!”

  “동영아!”

  동영이는 소파에서 일어나 엄마 품에 안겼습니다.

  “동영아 유치원 안 가고 어디 간 거야 엄마가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혜린이 선물 사려고 길 건너에 있는 마트에 갔었어.”

  "그래서 선물은 샀어?"

  "아니 선물 사려고 돌아다니다 경찰 아저씨 만났어."

  그러자 소장님이 말했습니다.

  “동영이가 그렇게 유명한 아역배우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금새 찾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기가 잘 생겼군요 이렇게 잘생긴 아기는 처음 봅니다. 아마 아빠를 닮았나 보죠.”

  소장님은 대견한 듯 동영이 얼굴을 보고 또 보았습니다. 그때 혜린이 엄마의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엄마 동영이 찾았어?”

  “그래 찾았단다, 혜린이 선물 사느라 유치원도 못 간 거래.”

  잠시 후 혜린이가 아빠의 손을 잡고 나타났습니다.

  “동영아.”

  “혜린아.”

  둘은 견우와 직녀가 상봉하듯 서로 꼭 껴안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원 녀석들도 누가 배우 출신 아니랄까봐 포옹도 잘 하네.”

  혜린이 아빠가 소리내어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러자 소장님이 물었습니다.

  “혜린이도 아역 배우인가요.”

  “그렇답니다. 둘이서 영화 촬영하면서 만나 단짝으로 지낸답니다.”

  “천생연분이구만요 잘 어울립니다. 꼭 신랑 각시같이.”

  “어떻게 아셨어요, 얘들 진짜 꼬마 신랑 각시라는 걸.”

  동영이 엄마와 혜린이 엄마 아빠는 서로 바라보며 하하 웃었습니다.






  “혜린아 이젠 정말 나랑만 놀아야 돼 알았지.”




  “응 알았어.”




  동영이와 혜린이는 두 손을 잡고 서로의 얼굴에다 뽀뽀를 했습니다.




  “정말 신랑 각시 맞구먼.”




  소장님은 동영이와 혜린이를 바라보면서 자꾸만 웃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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