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어국을 끓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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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488회 작성일 2007-05-01 15:30본문
북어국을 끓이며
김혜련
불혹을 갓 넘긴 어느 아침
북어국을 끓여보니
인생을 알겠더라
북어와 여자는
때릴수록 맛있다는 말
그저 성차별적 표현으로 알고
눈살 찌푸렸는데
북어국을 끓여보니
석학의 명언보다
더한 진리임을 알겠더라
진짜 맛있는 북어국은
젊은 시절 반항의 독기 내뿜던
동태라는 사실을 알겠더라
강파르게 말라 꼿꼿한 북어는
때릴 때마다 악다구닐 치지만
그 때마다 뼈 사이사이
숨어 있던 마른 살점은
부풀어 오르고 부드러워지는
한바탕 낭자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더라
많이 때릴수록 아니 맞을수록
시원한 국물 맛을 내는구나
등을 밟고 뼈를 두드리고
눈두덩이를 때려야
그 사이사이 숨겨진 날선 살점들이
부드럽게 풀려
시원한 맛을 내는구나
젊은 시절 원망의 독기로
세상은 강파르게 보였는데
마르고 뭉친 뼈마디 근육
땀나도록 때리고 주무르니
세상은 훨씬 부드럽게 보이더라.
김혜련
불혹을 갓 넘긴 어느 아침
북어국을 끓여보니
인생을 알겠더라
북어와 여자는
때릴수록 맛있다는 말
그저 성차별적 표현으로 알고
눈살 찌푸렸는데
북어국을 끓여보니
석학의 명언보다
더한 진리임을 알겠더라
진짜 맛있는 북어국은
젊은 시절 반항의 독기 내뿜던
동태라는 사실을 알겠더라
강파르게 말라 꼿꼿한 북어는
때릴 때마다 악다구닐 치지만
그 때마다 뼈 사이사이
숨어 있던 마른 살점은
부풀어 오르고 부드러워지는
한바탕 낭자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더라
많이 때릴수록 아니 맞을수록
시원한 국물 맛을 내는구나
등을 밟고 뼈를 두드리고
눈두덩이를 때려야
그 사이사이 숨겨진 날선 살점들이
부드럽게 풀려
시원한 맛을 내는구나
젊은 시절 원망의 독기로
세상은 강파르게 보였는데
마르고 뭉친 뼈마디 근육
땀나도록 때리고 주무르니
세상은 훨씬 부드럽게 보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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