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


                                                    김혜련



나는 걸레이고 싶습니다
한평생 더러움을 주식으로
먼지를 반찬 삼아
온몸을 오물로 채우기 위해
허리 한 번 펴지 않고
구석구석 닦아내겠습니다
어느 날 거짓말처럼
거실바닥에 파리 한 마리
미끄러져 죽는다 할지라도
나는 그 파리의 시신마저
흔적 없이 닦아내겠습니다.

더러운 신발 밑창에 짓밟혀도
가래침 번들거리는 쓰레기장에 버려져도
온몸이 검게 타고 가슴이 숯이 되어도
유년시절 마루를 닦으며
구음으로 노래하던 어머니처럼
노래 부를 것입니다
내 몸이 철저히 더럽혀져 어딘가 깨끗해진다면
그보다 행복한 삶은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