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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적으로 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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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태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댓글 0건 조회 2,346회 작성일 2008-03-2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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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적으로 시 쓰기

            法門 박태원 (시인. 문학평론가)

논어에 일일우일신(日日又日新)하라는 공자의 말씀이 있는데, 어떻게 매일 새로울 수가 있는가. 세월은 잠시도 쉬지 않고 흐르며, 세상사는 끊임없이 변해가는데 사람들은 안정을 바라고 변혁을 싫어한다. 관료와 정치가들은 기득권을 지키려 하고 과거의 가치관과 관념에 의해서 현실을 유지하려 한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맑은 물이 공급되지 않으면 더 이상 생명이 살 수 없게 된다. 국가와 기업은 그래서 민중과 조직의 번영을 위해서 계속 혁신을 해야 하는 것이다. 혁신을 하려면 사물과 사람의 이치를 궁구해야 하는데, 이것을 격물치지(格物致知)라 하고 정심(正心)이라고 한다. 불가(佛家)에서는 내가 성불하면 유정(有情), 무정(無情)이 일시에 모두 성불한다고 한다. 나의 본래 성품을 깨달으면 삼라만상의 성품이 나와 다르지 않음을 거울을 보듯이 알게 되는 것이다. 반야 지혜가 발현하는 것인데 그것은 성소작지(成所作智), 묘관찰지(妙觀察智), 무분별지(無分別智 : 평등성지), 대원경지(大圓鏡智)의 작용인 것이다.
 시인의 마음 바탕은 공무(空無)한 것이어서 모든 사상과 감정, 감각과 이성, 의식과 무의식이 마음 바탕에서 생기고, 마음 바탕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시는 다사다난하고 희로애락의 우여곡절이 얽히고 섞인 인생을 언어로써, 파롤(발화)과 랑게(의미)의 구조로써 보여주는 것인데 언제나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참신한 감동을 불러 일으켜야 하는 것이다. 이곳에서 감정의 정화와 미래의 비전과 꿈과 희망이 시인의 능력으로 창조되는 것이다. 시를 입체적으로 구상하고 작품화하는 것은 시인의 기술과 능력에 달려있는데, 현상의 사물과 사상은 대조적이고 대칭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선과 악, 긍정과 부정, 사랑과 미움, 민주와 독재, 화와 복, 범속과 신성, 과거와 미래, 有와 無, 남자와 여자, 행복과 불행, 주관과 객관, 동과 정, 앞과 뒤가 그러하지만, 시심의 바탕에는 이러한 대립이 없는 것인데 현실의 존재자는 상대적인 조망에 의해서 존재하게 되는 것이고, 문학은 이러한 존재자의 현실재를 있는 그대로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개아(ego)와 자아(self)의 모순대립을 직관하고 포월하는 투쟁은 곧 사회와 개인의 투쟁이요 이상적인 유토피아를 지향하는 인류 문화의 발전과정인 것이다.
 깊이 있는 사색과 사물에 대한 묘한 관찰의 결과는 인생의 의미를 풍부하게 하고, 문밖에서 허망한 것을 찾아 방황하지 않게 하고, 사물의 이치와 실상을 깨달아 번뇌의 불을 끄고 망상의 쐐기를 뽑아버리는 것이다. 예술적인 문예라는 것은 이러한 부조리한 상황에서 심미적인 끄나플을 발견해 내는 것이다. 먼저 나의 마음과 생각이 아름다운 가치를 추구하여 변하면 세계가 따라서 이상적으로 변하게 된다.

톡, 쏘는 콜라의 순정을 버리고
이글거리는 화를 숨긴 채
벌컥, 역겨운 석유를 들이킨 낡은 유리병
오월 불볕 맞으며 광장에 놓여있다.

그는
주린 자를 위해 모든 걸 비워 구휼해 주었고
꿈꾸는 자를 위해 빈틈없이 희망을 채워주었다.
어느 극한 상황에서도
비울 때와
채울 때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투명한 유리병

가장 살벌한 곳에서
가장 무서운 화력을 머금고
그는 거사를 기다리는 열사처럼 강건히 서 있다.

피아를 구분할 수 없는
섬뜩한 광장
함성으로 함성을 짓밟으며
타는 불볕을 향해
날 세운 몸을 잽싸게 던진다.

산산이 육신을 깨 열반에 드는 유리병
깨지면 깨질수록
다비 마친
그 빛이 망인마저 녹인 사리처럼 영롱하다.
(화염은 화엄이다 / 이용균 전문)

 무더운 날에 갈증을 식혀주던 콜라병이 어느 날 화염병이 되어 날라온다면 누구나 놀랄 것이다. 하쟎은 콜라병에 영롱한 사리처럼 성스러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시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시가 잔잔한 감동을 주는 것이다. 사물의 성질과 기능을 빌려서 시인의 감정과 사상을 표현한 기법이 새로운 의미를 일깨워주고, 무정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시인의 능력이 돋보이는 것이다. 사물은 사람이 그것을 사용하는 기능에 의해서 가치를 부여 받게 되는데,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고매한 사상과 인격이란 가치있는 역사적인 상황에서 작용하여 의미를 부여 받을 때 빛나게 되는 것이다.

금이야 옥이야 사랑만 주던 주인이
인간의 탈을 쓴 냉혈한 되어
나를 이곳에 버리며
침을 퉤퉤 뱉었다.

출퇴근 때마다
얼굴 닦아주고
입도 맞춰주더니
심지어 항문까지 핥아주더니
이젠 냄새나는 쓰레기 취급이다.

지난 10년 동안 살 섞고 살아온
조강지처인 나를
이리도 심하게 헌신짝 취급할 수 있을까.

한 줌의 미련 정도는 남았을 법도 한데
아니 그 흔한 동정심은 있을 법도 한데
주인은 뒷모습 보이기도 싫다는 듯
담뱃불 붙이며 쌩하니 떠난다.

“밑이 다 헐었네. 아랫도릴 얼마나
굴렸으면 이 지경이야. 흐흐흐.”
폐차장 직원의 음담 섞인 평을 들으며
나는 속 울음을 삼킨다.
(폐차장에서 / 김혜련 전문)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고 서로 배려하며 신뢰를 쌓고 살아야 하는 것이 가치있고 행복한 결혼생활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실천하는 일이 어렵다는 말이다. 본능이 이성을 억누르고 감각과 편리한 공리적인 생각이 수많은 세월 동안 쌓아온 신뢰를 배반할 때는 인간성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가 밀려오고 분노로 인해 치가 떨리고 인생무상을 절감하여 슬픔이 안개처럼 시야를 가리는 것이다. 사물도 사람과 마찬가지여서 오랜 세월동안 정을 쏟고 사랑하여 사용하면 그 사람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휼륭한 악기나 보검을 보라. 주인을 알아보고 스스로 울기도 하지 않는가. 망자가 떠날 때에는 그가 생시에 아껴 쓰던 물건들을 태워 저승길에 같이 보내버리지 않는가. 사람의 본분을 잘 행하려면 만날 때와 마찬가지로 헤어질 때도 처신을 잘 해야 하는 것이다. 적나라한 언어를 사용해서 현대인의 세태를 비판하는 시인의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200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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