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폐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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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현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1,215회 작성일 2011-08-09 14:22본문
아버지와 폐염전
滸山 김현길
빗물 고인 소금밭 물웅덩이
기관방에 신기한 차 엔진
크랭크를 정수리에 꽂고 힘차게 돌리면
물자리에 물이 왈칵 쏟아졌다
와!~
바다를 향해 쉴새없이 뿜어내던 하얀 포말
그것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 즘
어느새 밑바닥을 드러낸 수로에서
아버지는 거릿대로 뱀장어 한 마리 걸어 올렸다
공구통 펜치로 주둥이를 물려
"자, 두 손으로 꽉 잡고 엄마한테 구워 달래라!"
뱀처럼 꿈틀대는 그놈을
손아귀보다 어금니에 더 힘을 주었다
집에 와서 세짜내기 소리로 늘어놓은 무용담
저녁밥 다 먹도록 아버지는 오지 않았고
기다리다 깜빡 잠이 들었다
까칠까칠 수염 침에 눈을 떠보니
내 풋고추를 안주인 양 따고 있었다
아, 세월은 가고 흔적 뿐인 폐염전에
유년의 추억이 고스란히도 남아
일찍 떠나간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어설프게 잃어버린 젊음바친 터전과
이런저런 생각에 오늘도
돌팔매에 절며 절며 쫓겨 가는 강아지처럼
삶을 뒤돌아보곤 한다.
댓글목록
신로님의 댓글
신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 현길 시인님 안녕 하세요
차츰 색이 바래져만 가는 귀한 추억들이지요
다 조금씩 형태는 틀리지만 지금 생각하면 누구에게나
그 어린시절이 좋았던것 같습니다.
올리신 글 덕분에 유년을 한바퀴 돌다 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