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겨울로 가는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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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라동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2,491회 작성일 2011-12-03 13:39본문
가을이 겨울로 가는 사이
낙엽이 떨어져 겨울로 가는 길목
잿빛 구름 우울한날에 하반신이 터질 것 같은 아픔을 견디다 못해
만사를 제치고 병원으로 향했다
찾아 온 곳은 천안 우리척추전문병원
서둘러 MRI를 비롯한 모든 기초검사를 마치고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척추간판 탈출 협착증 이란다
마취 속에서 2시간여 수술을 끝내고 나와 입원 실로 실려 갈 때 밖을 보니
하얀 병실 창 넘어 엔 겨울을 재촉하는 찬비가 내리고 있었 다
아픈 육신들이 저마다의 침대에 붙박이가 된
6인의 병실
청소년 중장년 노년
중장년이 6할이다
그중에 제일 중환자인 나는 움직일 수가 없다
예전에 앉고 선다는 것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나를 새삼 느낀 다
낮의 병실 안은 문병객들로 북적이지만
밤의 병실 안은 얇은 커튼으로 둘리어 10시가 되면
TV음성조차 소등되고
아픈 숨소리만을 공유하며 비몽사몽 뒤 척 거린 다
자고나면 퇴실할 사람도 있다지만
이제 시작인 앞을 내다보니
허물을 벗어놓은 내 모습이 병실로 들어서고 있었 다
예전보다 밝은 모습을 찾으리라 다짐하면서
(병실의 밤)
소설이 지났다
밤이 이렇게 길 줄이야
지루할 줄이야
병실 안은 침상마다 안식을 도난당한 거친 숨소리
뒤척거리고
복도 끝에 흐려진 불빛은 문틈에 매달려 대롱거린 다
병실에 채워진 어둠은 왜 이렇게 느리기만 한지
다리통에서 빠지지 않는 통증처럼
더딘 걸음으로
새벽을 맴돌고 있다
누운 채 천청만을 바라보았다
커다랗고 투명한 수정방울 하나가 떨어지고 있었다
창문 넘어 세상을 모두 담아 오는 듯이
느릿느릿 방울져
내 육신에 감각들을 곤두세우는 수정방울
침묵에 쌓인 내 심연에 환상을 뒤적이게 하다가는
거친 숨소리뿐인 병실의 아픔들을 녹인 다
깨어지지도 부서지지도 않는 신기한 무통의 수정 방울
흐릿한 불빛마냥 아직도 혈관을 타고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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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효태님의 댓글
김효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정말 아품을 잘 견뎌내셨군요.
건강하시더니 정말 믿어지지 않았어요
액땜하셨다고 생각 하시고 하루빨리 회복되시 길 간절히 기도를 드립니다.
후일 밝은 모습으로 상봉해야지요.
건강과 가정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정윤호님의 댓글
정윤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병상의 고통이 전해져 오는 듯 합니다.
속히 완쾌하시기를 바랍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라동수 시인님
병상의 고통속에서 좋은 글을 쓰셨군요
아픔을 느끼며 감상하였습니다
빠른 쾌유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