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1988 이포리 쪽방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743회 작성일 2014-02-20 23:17

본문

<1988 이포리 쪽방>
 
                                          김혜련
 
갈꽃섬 이포리 혜성장
여섯 개의 쪽방이 구멍가게를 중심으로
여섯 마리 돌게처럼 엎드려 있다.
한평생 고기만 잡던 주인 장 노인은
이제 쪽방 한가운데 코딱지 구멍가게
하나 차려놓고 날마다 바다 바라보며
소주 마시는 게 일상이다
그가 바라보는 것은 단순한 바다가 아니다
물거품 토하며 사라지는 고깃배도 아니다
가슴 속에서 숯이 되고 재가 돼버린
그놈 정명(正名)이 이름처럼 바르게 살고자했던
수산고 졸업하고 아비 뒤를 이어
고기잡이하겠다던 그 청대 같은 놈
그놈을 잡아먹은 바다의 게걸스런 입이다
붉은 눈의 장 노인은
시린 소주를 목 안으로 밀어 넣고
먹먹해진 가슴을 두 손으로
퍽퍽 치며 밤 새 운다.
갈바람이 문풍지 때리며 달래는 밤
건넌방 늙은 상업선생 길 선생의
코 고는 소리는 한 옥타브 올라가고
옆방 읍사무소 직원 정 씨 부부의 숨소리는 거칠다
뒷방 가정과 홍 선생은 별밤을 듣는 모양이다
나는 오늘밤도 어김없이 찾아와
창호지 문에 파란 불빛을 서비스하는
도둑과에 속하는 고양이를 보며
쌀통에 숨겨놓은 소주를 꺼내 홀짝거린다.
1988년 이포리 혜성장의 밤은 깊어간다.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다가 삶이고 터전이었던 그곳에
자식을 잃어버린 심정 오직이나 하겠습니까
그 마음 쓰디 쓴 쇠주를  부어 달래는 것이 눈에 선합니다
바다는 때로 어머니 같은 품이었다가
또 한순간 짐승으로 돌변하는 무서운 짐승이지요
1988년 이포리 혜성장 쪽방의 서글픈 풍경에
잠시 생각을 풀어 놓고 갑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석범 님,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1988년 제가 갈꽃섬에서 교직생활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그곳 사람들 중에는 자식을 또는 아버지를 바다에 빼앗긴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한맺힌 가슴 속 이야기들을 듣곤 했지요.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69건 1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69
보이스피싱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9 2011-10-18 0
268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1 2013-01-15 0
267
검버섯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6 2014-02-20 0
266
압력밥솥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2 2015-06-09 0
265
건빵의 후회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6 2016-02-03 0
26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1 2017-07-19 0
26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0 2018-05-31 0
262
길고양이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8 2019-01-09 0
261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1 2023-02-12 0
26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2023-10-20 0
25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0 2012-01-26 0
258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2 2013-04-14 0
열람중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4 2014-02-20 0
256
오래된 달력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8 2015-06-09 0
255
등산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7 2016-08-11 0
254
어성초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2017-08-10 0
25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6 2018-05-31 0
252
새벽 인력시장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1 2019-01-09 0
251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2 2023-02-13 0
25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2023-10-25 0
24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5 2012-02-20 0
248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5 2013-04-14 0
247
살처분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1 2014-02-20 0
246
면소재지 마트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8 2015-06-16 0
245
통증의 입 댓글+ 7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5 2016-10-13 0
244
노이로제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3 2017-08-10 0
24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4 2018-05-31 0
242
곱창 골목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3 2019-01-12 0
241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7 2023-03-12 0
24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2023-11-01 0
23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8 2011-02-15 0
238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5 2012-02-20 0
237
큰개불알풀꽃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2 2013-04-14 0
236
화장장에서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1 2014-02-21 0
23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4 2015-06-16 0
234
계절 전쟁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5 2016-10-24 0
233
반달만두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3 2017-08-10 0
23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0 2018-07-26 0
231
대리 기사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4 2019-01-12 0
23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8 2023-03-14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