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꽃무릇
김 원곤
하늘에 닿을 듯
빼곡한 소나무 군락 아래
슬픈 사랑 간직한 추억들
계곡에서 불어오는 솔바람 타고
매미들의 구슬픈 사연 뒤로 한 채
풀섶 사이 귀뚜라미 소리 애잔한데
코로나로 지쳐 있던 내 마음이
슬피 우는 풀벌레 소리에 정감이 간다
산사의 초입 길가에 핀 붉은 꽃
불공을 드리려고 온
아름다운 처녀를 남몰래 사랑하다
죽어 피어난 스님의 슬픈 이야기 꽃
가녀린 꽃대 위로 피어난 붉은
여섯 잎 마디마디 슬픈 사연을 담아
산사의 탱화에 아로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