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장어와 황쏘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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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얼음 녹이는 여름 다 헐어 내려지고
민물장어는 송어·메기·빠가사리·쏘가리·잡고기·민물장어
잡으러 임진강으로 떠난다.
이렇게 빨리 떠나가야 했다면
이마에 큰 張자 왜 붙이고 밤낮으로
긴 몸 부유하고 이 세상 헤엄치며 헤매다 사라져
긴 몸 속 민물 다 토해내 꼬리 흔들며 사라졌는가?
긁어도 떨어지지 않는 겨드랑이 털에 아침 이슬방울
매달려 신음하는 소리 달리는 마차 수레바퀴
두 개 떨어져 나가 목이 긴 말 큰 눈방울 감고
긴 꼬리털로 미끄러져 나가는 민물장어 휘어감아
임진강으로 내던진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쏘가리 불규칙한
잿빛 다각형 무늬 퍼져 이마에 붙은 張자 덮어
입 큰 빠가사리 네 쌍 수염 중 두 쌍 뽑혀져
날아와 박혀버린다.
한강 천연기념물 황쏘가리 명품이라고
한강에서만 떠다니고 임진강에는 가지 않는 세월
남아있는 빠가사리 두 쌍 수염 매운탕에 빠져
은젓가락으로 건져내 김 오르는 아침밥에 올려놓으면
은젓가락 수염 닿은 부분 검은색으로 변해
흰 밥알 검게 만든다.
밥알 보이지 않는 위 속에서 녹아
끝이 있는 항문으로 빠져나간다.
변하지 않는 이마 넓이에 떨어져 나간 張자 자리
임진강이 들어와 차지하는 날 긴 호수에서 내뿜는 물
쏟아져 내려 이름 없는 잡고기 내장에 담긴 썩은 물
흘러내려 명품인 황쏘가리 입 크게 벌리고 받아 마신다.
황쏘가리 黃자 이마에 붙이고 임진강에 올라갈 수 있게
자비를 베푸는 흐르는 한강이 있다.
명품인 천연기념물 황쏘가리 달려 남아있는
두 수레바퀴에 감겨 눈물 흘리는 말 두 눈망울에
아침이슬 맺힌 검은 눈썹 사이로 남아 민물 토해내고 헤엄쳐
겨드랑이 털 습생(濕生)의 길목에 자라나 떨어져
황쏘가리 휘어 감는다.
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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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멋진글에 잠시머물다 갑니다
장마전선이 오락가락합니다....
건강 조심 하십시요 감사합니다,,,
임춘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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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쏘가리...듣기만 하여도 황홀하네요...언젠가 한번 본적이 있는데....그 빛 자체가.........
김영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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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내음 물씬나는 시어들 감시히 뵙고갑니다
현항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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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장어와 황쏘가리 감상 잘 하였습니다.
오늘같이 비오는 날이라 그런지 더욱 마음에 와 닿습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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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과 한탄강이 어우러지는 이곳 연천에서 이들의 모습을 그리다 갑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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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 맺힌 검은 눈썹 사이로 남아 민물 토해내고 헤엄쳐
겨드랑이 털 습생(濕生)의 길목에 자라나 떨어져
황쏘가리 휘어 감는다."
이순섭 시인님의 글은 멋이 있습니다
많은것 배우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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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구이와 회가 먹고 싶어지는 시입니다. ^*^
물 속에도 물 밖의 세상 못지않은 거친 생들이 살아가고 있겠지요?
장마철에도 건강하시고 건필하십시오..
이은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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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깍!!
쏘가래 매운탕과 장어구이만 생각나는
그저 우매한 여인네의 침 넘기는 소리만 두고 갈 뿐...
언감생심 감히 詩의 의미를 알기나 하겠어요? ^^*
이필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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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쏘가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릅니다. 시인님의 시를 읽으니 궁금해집니다
안녕하세요. 오랜 만에 인사드립니다. 여전히 늘 멋진 글을 선사하시는 시인님
궂은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아름다운 하루 되시길 기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