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발뒤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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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어머니 자궁 羊水 터지는 날
그 아이는 가엾게도 태어났다.
사북 탄광에서 水脈이 터지는 날
그 아이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비탈길 내려오는 죽음의 도시
한 사람도 보이지 않고 더운 바람
휘몰아 산허리 감싸고 빠져나간다.
걸어가야 갈 길에 걸어가지 못하는
두 다리의 힘없는 축 쳐진 신발
눈 감겨와 손으로 비비고 눈 떠 보지만
보이는 세상 한없는 풀 한 포기 없는 들판
모래알 발바닥에 스치는 소리 허공에 맴돌아
어머니 얼굴 묻은 나무 둥지에 숨어든다.
다시 찾아도 물기 하나 없는 산 비탈길
아버지 보고픈 두 눈에 맺힌
찬 이슬 방울 떨어져
벗어 놓으신 어머니 버선 속으로 굴러들어
거북 등처럼 갈라진 발뒤꿈치 사방에 퍼져
물줄기 이루고 흘러간다.
만져 도 만져 도 따스하고 둥글기만 한
어머니 발뒤꿈치
어린아이 커서 성인돼 출근하는 구두 닦아
가는 방향에 놓인 구두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어머니 가벼운 발뒤꿈치
우리의 땅 속에 누르고 눌러 퇴적한 이름모를 식물
오랜 세월 걸쳐 설움에 분해하고 炭化한
不燃性아닌 可燃性 암석
세로가 아닌 가로로 공기구멍 난 연탄 만들어
아버지 올라가신 탄광 언덕길에 굴려
아버지 토하신 한숨
검은 땅에 퍼지지 않는 검지 않은 하늘로 올려 보낸다.
어머니 발뒤꿈치 여러 갈래 갈라져 생긴 끝이 없는 길
석탄가루 섞인 검정 물 흘러 어머니 화장품 쌓여있는
플라스틱 바구니에 흘러든다.
어머니 가신 날 파운데이션 냄새
짙게 풍기는 플라스틱 바구니
긴 쓰레기 통로에 생긴 문에 떨어뜨리면
밑에서 울려오는 소리
어머니 잠 드셨던 작은방에 되돌아오지만
세로로 구멍 난 연탄 재래식 부엌에 차곡차곡 쌓인다.
그 아이는 가엾게도 태어났다.
사북 탄광에서 水脈이 터지는 날
그 아이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비탈길 내려오는 죽음의 도시
한 사람도 보이지 않고 더운 바람
휘몰아 산허리 감싸고 빠져나간다.
걸어가야 갈 길에 걸어가지 못하는
두 다리의 힘없는 축 쳐진 신발
눈 감겨와 손으로 비비고 눈 떠 보지만
보이는 세상 한없는 풀 한 포기 없는 들판
모래알 발바닥에 스치는 소리 허공에 맴돌아
어머니 얼굴 묻은 나무 둥지에 숨어든다.
다시 찾아도 물기 하나 없는 산 비탈길
아버지 보고픈 두 눈에 맺힌
찬 이슬 방울 떨어져
벗어 놓으신 어머니 버선 속으로 굴러들어
거북 등처럼 갈라진 발뒤꿈치 사방에 퍼져
물줄기 이루고 흘러간다.
만져 도 만져 도 따스하고 둥글기만 한
어머니 발뒤꿈치
어린아이 커서 성인돼 출근하는 구두 닦아
가는 방향에 놓인 구두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어머니 가벼운 발뒤꿈치
우리의 땅 속에 누르고 눌러 퇴적한 이름모를 식물
오랜 세월 걸쳐 설움에 분해하고 炭化한
不燃性아닌 可燃性 암석
세로가 아닌 가로로 공기구멍 난 연탄 만들어
아버지 올라가신 탄광 언덕길에 굴려
아버지 토하신 한숨
검은 땅에 퍼지지 않는 검지 않은 하늘로 올려 보낸다.
어머니 발뒤꿈치 여러 갈래 갈라져 생긴 끝이 없는 길
석탄가루 섞인 검정 물 흘러 어머니 화장품 쌓여있는
플라스틱 바구니에 흘러든다.
어머니 가신 날 파운데이션 냄새
짙게 풍기는 플라스틱 바구니
긴 쓰레기 통로에 생긴 문에 떨어뜨리면
밑에서 울려오는 소리
어머니 잠 드셨던 작은방에 되돌아오지만
세로로 구멍 난 연탄 재래식 부엌에 차곡차곡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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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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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처로운 회상이 잠겨 있군요.
각화된 어머님의 피부는 그 어느 가죽보다 두터웠을 것입니다.
아버지도 석탄 속에 넋이 묻혀 석탄 연기 오를 때마다 아버님의
한으로 보일 것입니다. 두 손 모아 서북 하늘을 우러러 명복을 빌고 있습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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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어진 어머니의 발뒤꿈치에서 어머니의 일생을 드려다 봅니다. 석탄가루로 얼룩진 삶에서 힘겨운 하루하루를 드려다 봅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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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자궁 羊水 터지는 날
그 아이는 가엾게도 태어났다.
누구나 겪어야 할 운명 같아요
하루하루 생활의 힘겨움
지난날 우리들의 생활 이였지요
좋은하루 되새요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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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에 잠시머물다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