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삼 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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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방정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331회 작성일 2008-10-11 23:15본문
병원을 나서며 맞이하는 햇빛
저 빛의 강렬함이
그녀의 암덩어리를 소독하지는 못할 터
때론 웃고 때론 울며 때론 무심하게
삶은 그렇게 현기증이 났다.
많은 사유의 배들이 떠다니며
그녀를 기다리지만
그녀는 준비되지 않은 저 너머의 삶에
여전히 등을 돌리며
가슴 아픈 행복의 상처를 껴안았다.
살아온 날들과 살아있는 날들,
이 시간의 괴리가
그녀를 더욱 슬프게 한다,
잊혀지면 그만인 어디에도 없는 존재
처음부터 삶이란 실체는 없었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주어진 삼 개월이라는 시간은
묘한 깨달음을 가져다준다
빛이 없는 새로운 공간을 사색하게 하는 힘,
삶을 정리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거부할 수 없는 편안함,
그러나 삼 개월을 삼십 년으로 살기보다
차라리 고통으로 아파하는 마음을
이 기이한 삼 개월 안에 묻은 그녀
스스로 시간을 멈추게 하고
견딜 수 없는 두려움을 받아들였다.
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찐한 마음으로 감상하엿습니다 고맙습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려움을 받아들이는 것
저도 그 과정을 거치며
참 많이 하늘을 보고 있답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감상 하였습니다
마음 서글퍼 집니다
건안 하십시요.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로 퍼낸 <풍경 없는 풍경>시집
118페이지에서 읽어보았습니다. 암에
선고받은 어느 가냘픈 젊은 여인의 안타까운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주고 있었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의 자락에 놓여있는 인간 목숨 역정이 인간 개개인에게 다가와
자신들을 묶고 있습니다. 희망은 꼭 존재한다고 그녀에게 말하면
어쩌면 야속하다고 하겠지만 생의 깊이는 그녀를 이세상에서
놓지 않을 것입니다. `죽은 삼 개월 전` 잘 감상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집출간 축하 합니다.
주신글 즐감하고 갑니다.
이두용님의 댓글
이두용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열마전에 친구를 보내고 쓴 글이 새삼
생각이 나네요..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