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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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전광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097회 작성일 2006-10-31 09:51본문
청풍명월
교월/ 전광신
색동 옷 곱게 갈아 입은
월악산 치마자락 끝에
살포시 자리 잡은 청풍명월
입구에 들어서며 길을 물으니
노루잠에 까칠까칠해진 병정 둘이
쌩이질이라고 궁따다 하기에
노량으로 잔 재미 붙이고 수다 떨다
억지 트집 잡아 까다롭다 나무랬다
맛과 냄새가 진하게 어울어져
산수유가 잘 익어 무르녹는
고샷을 들어서니
부잣집 양반댁 서너 채가 앞을 막는구나
남새밭을 지나 마당에 당도하니
길제에 노적가리며 확이 도드미가 보인다
부엌문을 여니 두멍이 뭉근하고
뒤란에는 도사리로 다람쥐 잔치상이로세
재 넘어 형부에서는
유죄임을 맹문하는
고을 사또의 닦아세우기와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무죄를 호소하는
한 처자의 가래다가 한창이다
끝끝내 무죄가 입증되지 않자
죄인은 하냥다짐을 자처하는데
여인네 간교한 웃음소리와 거문고
가슴 후비는 소리가 애간장을 녹이기에
누각을 바라보니 취흥에 젖어
벌써 남녀 한 마음 한 뜻으로 덩실덩실
나도 따라 어깨 춤이 절로 나네 그려
도도히 흐르는 충주호의 잔잔한 웃음과
청풍명월의 영바람이 어울어져
태고의 저녁풍경이 둥둥 떠다니고
고을 속을 운동하는 전설의 역사가
영혼의 육신에 감미로운 은혜를 찍는다
이 중원의 높고 푸른 풍경 앞에서
목가적인 우리 것을 사랑하고
산야와 바라 보이는 모든 걸 사랑하며
눈과 귀를 창조하는 문학기행을 사랑해야지.
역주) 노루잠: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잠.
쌩이질: 한참 바쁠 때 쓸데없는 일로 남을 귀찮게 구는 것.
궁따다: 시치미떼고 딴소리하다.
노량: 어정어정 놀아가면서 천천히
고샷: 마을의 좁은 골목길
남새: 무우 배추 따위와 같이 심어서 가꾸는 채소.
길제: 한모퉁이.
노적가리: 한데 쌓아둔 곡식더미.
확: 돌이나 쇠로 만든 절구.
도드미: 구멍이 널찍한 체.
두멍: 물을 길어 담아 쓰는 큰 가마솥.
뭉근: 불이 느긋하게 타거나 불기운이 세지 않다.
뒤란: 집뒤의 뒤곁.
도사리: 감,대추등이 다 익지 못하고 도중에 떨어진 열매.
맹문: 일의 시비나 경위.
닦아세우기: 남을 꼼짝 못하게 몹시 호되게 나무라다.
가래다: 맞서서 옳고 그름을 따지다.
하냥다짐: 일이 잘 안되는 경우에는목을 베는 형벌이라도 받겠다는 다짐.
영바람: 자랑하고 뽐내는 태도나 기세.
교월/ 전광신
색동 옷 곱게 갈아 입은
월악산 치마자락 끝에
살포시 자리 잡은 청풍명월
입구에 들어서며 길을 물으니
노루잠에 까칠까칠해진 병정 둘이
쌩이질이라고 궁따다 하기에
노량으로 잔 재미 붙이고 수다 떨다
억지 트집 잡아 까다롭다 나무랬다
맛과 냄새가 진하게 어울어져
산수유가 잘 익어 무르녹는
고샷을 들어서니
부잣집 양반댁 서너 채가 앞을 막는구나
남새밭을 지나 마당에 당도하니
길제에 노적가리며 확이 도드미가 보인다
부엌문을 여니 두멍이 뭉근하고
뒤란에는 도사리로 다람쥐 잔치상이로세
재 넘어 형부에서는
유죄임을 맹문하는
고을 사또의 닦아세우기와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무죄를 호소하는
한 처자의 가래다가 한창이다
끝끝내 무죄가 입증되지 않자
죄인은 하냥다짐을 자처하는데
여인네 간교한 웃음소리와 거문고
가슴 후비는 소리가 애간장을 녹이기에
누각을 바라보니 취흥에 젖어
벌써 남녀 한 마음 한 뜻으로 덩실덩실
나도 따라 어깨 춤이 절로 나네 그려
도도히 흐르는 충주호의 잔잔한 웃음과
청풍명월의 영바람이 어울어져
태고의 저녁풍경이 둥둥 떠다니고
고을 속을 운동하는 전설의 역사가
영혼의 육신에 감미로운 은혜를 찍는다
이 중원의 높고 푸른 풍경 앞에서
목가적인 우리 것을 사랑하고
산야와 바라 보이는 모든 걸 사랑하며
눈과 귀를 창조하는 문학기행을 사랑해야지.
역주) 노루잠: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잠.
쌩이질: 한참 바쁠 때 쓸데없는 일로 남을 귀찮게 구는 것.
궁따다: 시치미떼고 딴소리하다.
노량: 어정어정 놀아가면서 천천히
고샷: 마을의 좁은 골목길
남새: 무우 배추 따위와 같이 심어서 가꾸는 채소.
길제: 한모퉁이.
노적가리: 한데 쌓아둔 곡식더미.
확: 돌이나 쇠로 만든 절구.
도드미: 구멍이 널찍한 체.
두멍: 물을 길어 담아 쓰는 큰 가마솥.
뭉근: 불이 느긋하게 타거나 불기운이 세지 않다.
뒤란: 집뒤의 뒤곁.
도사리: 감,대추등이 다 익지 못하고 도중에 떨어진 열매.
맹문: 일의 시비나 경위.
닦아세우기: 남을 꼼짝 못하게 몹시 호되게 나무라다.
가래다: 맞서서 옳고 그름을 따지다.
하냥다짐: 일이 잘 안되는 경우에는목을 베는 형벌이라도 받겠다는 다짐.
영바람: 자랑하고 뽐내는 태도나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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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태고의 역사가 고이 흐르는 곳에서 과거와 미래가 손을 맞잡은 풍경...
가슴에 펼쳐보고 갑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철풍명월이 청풍호 아픔을 달래는 향기 머룰다 왔습니다~~
고운 시향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