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님의 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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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미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935회 작성일 2007-07-07 11:50본문
키작고 덩치가 작은 내가 종손 며느리로써 책임은 크지만 난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
내 나이 마흔 중반인데도 김치 담그는 것은 서툴다 .
아직도 시어머니께서 김치를 담아주신다 .
지난 8월17일 은 아버지의 칠순이었다.
하얀 모시 저고리를 입으신 아버지의 모습에서 삶의 흔적이 베어난다.
세월은 곱던 아버지의 얼굴에 깊은 주름을 파 놓았다 .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다.
시숙부님은 "우리 형님 벌써 칠순이다니" 하며 눈가엔 이슬이 맺힌다.
자식 여섯을 이만큼 제 밥벌이 할 정도로 키워 내셨다.
어느새 자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당신이 지나온 세월처럼 똑같이 살아가는 자식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심정은 어떤것일까?
나도 저렇게 젊은날 짙푸른 힘이 있었다고, 그러나 늙어버렸다고, 이렇게 긴 날들이 한순간에 가 버렸다고, 하지만 자식 여섯을 아무 탈 없이 훌륭하게 키웠다고...... .
자식들이 차려준 큰 상 받으시며 흐뭇하게 웃으시는 모습에 여유롭고 행복해 보였다.
흙처럼 부드러운 사랑 넉넉히 깔아놓으시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며느리를 딸 처럼 아껴주시는 아버지의 헤아릴 길 없는 사랑을 한 몸에 받고 보니 나는 축복 받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먼훗날 한 세대라는 세월이 흐른 다음에 당신께서 주신 사랑
고스란히 내 며느리에게 흙처럼 부드러운 사랑을 주리라.
p.s : 아직도 시부모님을 엄마, 아버지로 부른다
친정 엄마 아버지처럼 대하니 고부간의 갈등은 없고 오히려 큰일은 아들보다는
며느리에게 의논한다
내 옆지기는 딸 다섯의 아들 하나 외동
2003년 8월 20일 의령신문 발표작
댓글목록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년 8월 20일 의령신문 발표작
참 아름답습니다
나두 의령 옆동네에서 태어났으니 정감이 새롭습니다
이미순 시인님 늦게나마 축하합니다
문운 빛나십시오.
장윤숙님의 댓글
장윤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예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주위에서 그렇게 축복한답니다. 잘 보고 갑니다.^^이미순시인님 ^^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시부모님을 친정부모님 부르듯 하신다니 그 이상 더 말 할 것이 있겠습니까? 이미순 시인님의 마음은 비단결처럼 고우신 것 같습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으신 어른들
그 분들이 사랑과 정성이 흘러흘러
대대손손 이어지겠네요.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미순 시인님도 잔칫상 받을날 멀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인생 나이 금방입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종가집 종손 며느리다우십니다.
행복한 가정의 기둥은 저렇듯 작은 여자의 몸으로 받쳐지고 있나 합니다.
늘 행복하시길 빌며, 시집 출간을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귀한글 잘 읽었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