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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이야 어찌 되었든(아들녀석이 훈련소에서 보낸 편지를 보고)-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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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응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2,099회 작성일 2006-06-06 00:37

본문

사연이야 어찌 되었든..(아들녀석이 훈련소에서 보낸 편지를 보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훈련소에서 의무적으로 집에 편지를 써야 한다고 해서 쓴 편지라는데, 사연이야 어찌 되었든 그 편지가 아들녀석에게 받아본 첫 편지라 즐거운 마음으로 소회를 적었었다.

부모님께!

  저는 지금 00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열심히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훈련 시작한 지 겨우 3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집에 빨리 돌아가고 싶고 사회에서의 자유로운 생활이 그립습니다.

  매일 집에 있을 때는 몰랐었는데 여기 훈련소에 와서 보니 집에서의 어머니 사랑이 담긴 따뜻한 밥 한끼와 엄하지만 교훈적이었던 아버지의 말 한마디가 다 그립습니다.

  처음 입대해서 훈련소에 들어올 때는 떨리는 마음과 무언지 모를 불안한 생각과 사회에서의 자유분방한 생활이 타성에 젖어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규칙적인 생활에 적응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훈련을 하면서 얼차려와 교육훈련이 힘이 들기는 하지만 진정한 남자가 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조금만 더 열심히 훈련하여 한 달 뒤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멋진 남자가 되어 나가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하나뿐인 외동아들 씀


  아들이 없으니, 수시로 허전하고, 뭔가 비어있는 것 같은 요즘이다. 아들녀석이 집에 있을 때는, 으례 그려려니 했는데, 군에 입대하여 훈련소에 있다고 생각하니 또 무언가 마음이 다르다. 처음 입대할 때에는 점심도 못먹고 마음이 무거운 것 같아서, 내 마음도 내내 무거웠었는데 훈련소 생활도 할 만하다고 하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과정이고 그 현실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되지만, 큰 어려움 없이 자란 세대라서(속 마음은 안그럴지 모르지만)군대에 잘 적응하고 무사히 군대생활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었다. 부모된 사람의 마음이야 누구나 그러리라 생각되기도 하지만.

  하지만 요즘 일부 연예인들이나 지도층 인사들의 자녀들이 국적을 포기하면서까지 군대 안가려고 하는 세태(?)를 바라보면서, 또 미국국적을 가지려고 원정출산을 하는 것을 보면서, 특히 고위 공직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데, 오히려 아들녀석이 대견하고 흐뭇해지는 이 마음은 그렇게 못해주는 아버지의 무능에 대한 자기합리화는 아니리라.

  "삶의 근저의 심성은 불안과 고독이다. 이를 초극하려면 현실을 직시하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을 떠올려본다. 내가 아들녀석의 나이만할 때만 해도 집안의 가난이나 이웃의 고통, 사회의 부조리 등 도처에 어려운 현실 때문에 젊은 시절이 참으로 어려운 과정이었다. 지금도 그다지 나아졌다는 반증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 당시에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 외에는 슬픔과 절망, 외로움을 견뎌낼 별다른 힘이 없었고, 삶이 그러하다는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 보아야만 어느 정도 위로가 되고, 희망이 생기곤 했었다. 지금도 아마 어려운 현실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어떠한 영예나 부나 권력도, 세월(젊음)과는 바꾸지 않는다. 그것을 바꾸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소중하고 아름다운 젊은 나날들이다. 현실은 어렵고 고통스럽겠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아름답고 소중한 젊은 날임을 늘 새겨서,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보내기 바라며, 또한 지금 젊은 날에, 다시 한번 자기자신을 겸허하게 뒤돌아보고 큰 이상을 품고, 그러한 이상을 향해 정진하고, 때론 방황하더라도 또 때론 절망하더라도 오히려 한발 전진을 위한 휴식기라고 여기고, 인내의 중요성을 깨우치기를 희망해본다.

  아들녀석의 편지를 보고 쓰는 글이라 그것이 곧 나 자신을 비추어보는 거울과 같아서 솔직하지 않으면 그 글이 감동을 주질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마음의 일단을 적었는데, 그것이 오히려 내가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에게 기대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나 자신에게 철저하지 못한 후회의 마음을 빚으로 남겨주는 것 같기도 해서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앞으로도 여전히 내가 지키며 살아가야 할 내 세상이 남아있을 것인데, 그것이 몇년이 되었건 살아있는 한 일거수일투족이 그대로 자식에게 반사된다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것이 좋은 거울이 되기를 바라며.

2006. 6. 6  東川/윤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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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려시대의 최고 명장으로 불리는 강감찬, 서희, 윤관은 장군으로서의
명성이 너무 커서 무관출신인 줄 알고 있지만 모두 문관 출신의 장군들입니다.

또, 조선시대의 이순신 장군 역시 문관 출신의 집안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지만,
조상이 지은 죄로 문관으로 출세를 하는 길을 금지 당하는 바람에
무관으로밖에는 과거를 응시할 수가 없는
사회적 제도로 인해서 무과 시험을 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순신이 남긴 <난중일기>가 그냥 나온 문장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장군 칭송을 받는 조상들이 남긴 명문장들만 돌아보아도
결코 무관출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사회지도층의 사회적 책무가 실종된 즈음에 안타까운 마음이 생깁니다.
*********
아드님의 건강한 군생활을 진심으로 기원해드립니다. ^^*

정해영님의 댓글

정해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윤 작가님의 수필을 읽으면서 애자지정의 感에 흠뻑 빠져 보았습니다.
탈가족의 개념이 고개를 슬며시 드는 현세와 연관지어 생각도 가져보았습니다.
<가족의 소중함>, 백만번 아니 입이 다 닳도록 부리짖어도----

감상 잘 했습니다.

윤응섭님의 댓글

윤응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은영 작가님! 다는 아니겠지만 제 잇속 챙기기에만 바쁜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아쉬운 시절입니다..건필하세요..

윤응섭님의 댓글

윤응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해영 작가님!
남자라면 군대를 갔다 오는게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자기만이 아닌 서로 양보하며 남을 배려하고 더불어 살줄 아는 마음이나 인내심을 배우게도 되지요..철이 든다고나 할까....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한때의 고생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그런 면에서 군대생활은 피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것이 자식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고..
고운 덧글 감사합니다..건필하세요..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윤응섭 작가님! 아드님의 대한민국의 군대에 입대하심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저도 애들이 있기에 공감하며 보았습니다. 아래, 애들에 바라는 심경을 쓴 글입니다.

애들엔 그들의 항로가 있으니
 
 
 
 
애들엔 그들의  항로가 있으니
 
지나친 인도로 간섭하지 않으려 한다.
 
어버이는 그들이 꿈꾸는 데로 소망하지만, 
 
 
생각하여 보면 많은 어버이는
 
자기의 색깔로 애들에 물들이려 하나
 
그것은 지도라는 수단이기도 하다.   
 
 
선후배의 인생으로서 나는
 
의견을 묻는다면 말하나
 
과 간섭은 아니 하려 한다. 
 
 
서로 가장 적절한 거리에서
 
남은 날들 매일 즐겁게 어울려
 
선후배의 인생으로 살아갈 것이다. 

윤응섭님의 댓글

윤응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요..자식에게는 그 나름대로의 인생의 항로가 있는 것이지요..
그냥 인생의 선배로서 조용히 지켜보며 가야겠지요..
올곧은 삶을 살기를 바라며..
목원진 시인님의 정성어린 덧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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