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유굴(鍾乳窟)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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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성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996회 작성일 2008-01-29 06:42본문
김성재
해가 처음 세상을 비추던 순간
종유굴은 어두움을 끌어안았다.
둥지를 나온 어두움은
밤거리를 떠돌다
여명(黎明)이 오기 전
돌아가야 하지만
그가 어루만진 초목(草木)은
싱싱한 초록으로 아침을 맞는다.
어두움이 스쳐지나간 가슴마다에
마치 반짝이는 이슬이 된다.
어두움은
두려움과 추함의 누명(陋名)을 쓰지만
다시 밤거리로 나가
구석구석 꿈의 씨를 뿌린다.
종유굴은 어두움을 다독거리며
못 다한 꿈을 종유석에 담는다.
댓글목록
고윤석님의 댓글
고윤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둥지를 나온 어두움은 밤거리를 떠돌아 여명이 오기 전 돌아가야 하지만...글 잘 읽었습니다..
시인님 좋은 하루되세요..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세상을 비롯하여
나에 이르기 까지
숫한 어둠이 잦아들고
그렇게 사유잇는 종유석을 키우고 있나 봅니다.ㅎㅎㅎ
김시인님, 반갑습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가 처음 떠올랐을 때, 종유굴이 어둠을 끌어안아 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품은 어둠이 한번씩 나와 꿈의 씨앗을 뿌리고, 못다 이룬 꿈들까지 끌어안은 종유굴에,
팀파노고스 동굴에 다시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부러진 꿈들이 앉아 있을까요...
고운 글 뵙고 갑니다. 시인님..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십시오..
윤시명님의 댓글
윤시명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밤은 모든 것을 품고 있다가 아침해와 함께 이세상에 내어보내죠. 밤에 품고 있는 사람들의 시간은 역사가 되는 그런 불면의 밤에 끝없는 대화를 나눈답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두움이 스쳐
지나간 가슴에 피어난
이슬의 영롱함이 그려집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미국 루레이 동굴에 가 봤는데
멋 있더군요.
저의글 소개 할께요
주신글 즐감하고 갑니다.
아름다운 루레이 동굴
석회암 바위사이 시원한 바람은
놀랍고 신기한 만화경(萬華鏡)을 예고한다.
수백만 년에 걸쳐 이루어진 돌고드름은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고
진주처럼 수려(秀麗)하다
더러는 작은 폭포를 이루고
아기자기 장식한 커튼과
기기묘묘(奇奇妙妙) 종유석이
흐르는 불빛 따라 인고(忍苦)의 세월을 말 한다.
이오니아식(Ionia式)
도리스식(Doris式)
코린트식(Corinth式)의
가지각색 건축물들이 화려하고 섬세하게
신비로운 종유석 기둥을 이루고 제각기 멋을 뽐낸다.
Leland W. Sprinkle에 의해 만들어진
종유석 파이프오르간의
아름다운 소리는 놀랍고 신기하다.
수면과 천정이 비치는 깊고 푸른 호수에는
소원성취를 빌며 던진 동전들이
비춰지는 조명등 따라 아름답게 흩어지고
종유석과 석순들의 잔치에 넋을 잃고
복도와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안
어떻게 내 배고픔 알았는지
먹음직한 계란 후라이 석순이 반긴다.
궁궐 같은 종유석들이
제각기 아름다움을 뽐내는
루레이 동굴이 펼치는 신기함에
망연자실(茫然自失) 숨이 막힌다.
*미국 버지니아주 루레이 동굴(Luray Cavern)을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