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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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현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148회 작성일 2008-06-10 17:10본문
기억에게
/강현분
수은등 켜진 건물 한 모퉁이
리어카 포장마차에 비뚤배뚤 쓰여진 글귀
오징어 세마리 낙지 두마리 만원
소음의 도시는 잠들고
간간히 켜진 외등 유혹하듯 젖어드는 밤
투박한 손길 오징어를 거침없이 잘라 난도질하고
일회용접시에 담긴 토막 난 육신 흉하게 바동거린다
오징어와 소주잔은
취객의 상실 앞에 흔들리고
거친 사내
어둠에 저항하듯 한 많은 서러움
빈 허공에 쏟아 붓는데
공허한 담배연기 뉘 설움 그리는가.
언제 였던가
나의 기억 속에 그리다만 그리움
키다리 아저씨를 꿈꾸고
애꾸눈 선장 피해 도망 다니던 날은
나의 하늘도 높디높았다
데미안은 사고에 존재가치를 부여했지만
거꾸로 오르는 길도 늘 아프지만은 않았다
아버지 찾아 선술집 기웃거릴 즈음
조각달의 외로움을 느낄 즈음
취객의 눈물을 알아버릴 즈음
나의 귀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고
나의 눈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어른이 철이 드는 거라 말했지만
난 한동안 두려웠다.
어른이 된다는 사실이.
/강현분
수은등 켜진 건물 한 모퉁이
리어카 포장마차에 비뚤배뚤 쓰여진 글귀
오징어 세마리 낙지 두마리 만원
소음의 도시는 잠들고
간간히 켜진 외등 유혹하듯 젖어드는 밤
투박한 손길 오징어를 거침없이 잘라 난도질하고
일회용접시에 담긴 토막 난 육신 흉하게 바동거린다
오징어와 소주잔은
취객의 상실 앞에 흔들리고
거친 사내
어둠에 저항하듯 한 많은 서러움
빈 허공에 쏟아 붓는데
공허한 담배연기 뉘 설움 그리는가.
언제 였던가
나의 기억 속에 그리다만 그리움
키다리 아저씨를 꿈꾸고
애꾸눈 선장 피해 도망 다니던 날은
나의 하늘도 높디높았다
데미안은 사고에 존재가치를 부여했지만
거꾸로 오르는 길도 늘 아프지만은 않았다
아버지 찾아 선술집 기웃거릴 즈음
조각달의 외로움을 느낄 즈음
취객의 눈물을 알아버릴 즈음
나의 귀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고
나의 눈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어른이 철이 드는 거라 말했지만
난 한동안 두려웠다.
어른이 된다는 사실이.
추천4
댓글목록
엄윤성님의 댓글
엄윤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인생 전체를 짧은 글로 표현하신 것 같아 인상적입니다.
서러운 기억들도 지나고 나면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 되겠지요...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것...
아마도 그만큼 두려운 것도 없나 싶습니다.
잘 뵈었습니다.
김화순님의 댓글
김화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집 큰아이도 어른이 되는게 싫다고 말한적이 있습니다.
어른이되면 해야할일과 지켜야할일 책임져야할일이 너무 많아 싫다고,,.......
부딪쳐보지도 않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어떤 어려움도 맞서 해결하다보면 길이 있으며
그 길을 찾아내면 해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며..앞으로의 일을 앞서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 한적이 떠오르네요..순리대로 살아가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주신글 감상 잘 하고 갑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어떻게합니까
오랜만에 뵙습니다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 기억에 의해 때로는 슬퍼하고
때로는 기뻐할 수 있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오랜만에 주신 글 잘 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