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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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기억
조 현 동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대여섯 살 어린 시절
아버지는 대궐 같은 큰집을 나와
아래채 단칸 초가집으로 분가를 했다
병아리 잔치마당 가득
샛노란 과꽃 필적에
올망졸망 모여 든 아이들 노래 소리 정겹고
탱자나무 울타리 사이로 빗물 흘러든 자리
작은 연못 하나 있었지
앵두나무에 앵두 발갛게 익어간
봄볕 따스하던 날
질목마을에 처음으로 전기가 들어온 날
마을 곳곳마다 전신주 심는 소리 우렁차고
집집마다 처마 끝에는
은백색 꺽쇠가 빛났건만 우리 집은
그날이 가장 슬펐던 날
하루 왼종일 서럽게 울었던 날
호롱불 아래서 건듯 공부를 하며
머리카락만 고실러 댄 밤
지천명도 훌쩍 넘긴 지금
전기 없이 살았던 단칸 초가집이 그립고
호롱불 어두컴컴한 숱한 밤들이 그립고
과꽃 탱자나무 앵두나무 작은 연못들이 그립다
콧잔등 시큰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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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송은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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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그려지듯 아늑한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하는군요.
조현동 시인님 좋은 시 감사합니다.
조현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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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섭 시인님^^ 소중한 발걸음 감사합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