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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색(秋色)

페이지 정보

작성자 : 박태원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 댓글 2건 조회 838회 작성일 2006-09-12 21:09

본문

추색(秋色)

 

          시/ 법문 박태원

 

 

바위처럼  굳어 버린  감상은 

산을 역류하는 강바람에도  무관심으로

서랍 속의  낡은  사진이  되어

낙엽과  태양이  흘린 비늘을  싣고 흐르니

 

 

할비의 입이 되어  밤송이가 각혈을 하면

바람을  안고  할미는 검푸른 진주인 양

공 들인  할비의  소산인 것을  가을이니

주름살은  빛나고  젊음이  대지에  떨어진다

 

 

땀내나는  가을의  악취는  바람에  실려가고

가난한  손은  뒤틀어진  나무 밑둥을  부여 잡는다.

정상에 섰으나  누구도 높다 하지 않으니

돌아보면  걸어온  인생 길이  그 높이인 것을

 

 

잠시  가을 위에 앉아  힘든  여정을  쉬나

삭막한  겨울을  예감하니  추색(秋色)도 빛을 잃어

보석같이  내리는  결실의  감촉은  몰래  흩어지고

숨찬 가슴이  땅으로 휘어진 솔가지를 흔든다.

 

 

 

 

 

  2006.9.12
추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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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태원 시인님, 계절의 흐름은 꼭 인생 그 자체 같지요?
등산을 할 때도 그런 생각이 들곤 하지요.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

박태원님의 댓글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들러 주셨군요.  아직  인생이 뭔지 잘 몰라요^^  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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