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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190회 작성일 2011-06-13 11:20

본문

<구두>

                                       김혜련


한숲아파트 헌옷 수거함 앞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연륜이 느껴지는
여성용 뾰족 구두
며칠째 비를 맞고 있다
한때는 날렵한 몸짓으로
주인의 각선미를 빛나게 했을
그는 해고당한 것이다
다시 누군가로부터 고용될
일말의 가능성도 없이
노숙자로 전락한 것이다
비 맞은 생쥐 꼴로
어둠 같은 추위와 싸우면서도
다시 걷고 싶은 꿈을
결코 접지 못한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나는
애써 그를 외면하려하지만
몇 해 전 해고당한 채 노숙자가 되어버린
꽃미남 숙부님 같아
옷이 다 젖도록 비를 맞으면서도
끝내 발길을 돌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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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조현희님의 댓글

조현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회변화가 빨라지면서 아껴쓰기보다는
쉽게 버리고 쉽게 사는 세상이지요.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연민과 아쉬움이 느껴지네요.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현희 님, 그 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요즘 시험 출제다 수행평가다 해서 정신없이 바쁘네요. 방학이 다가오는데 기쁘진 않습니다. 방학 동안에 보충수업을 해야 되니 말입니다.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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