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페이지 정보
작성자 :![](http://www.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kh/khr6512.gif)
![](http://www.sisamundan.co.kr/gnuboard/skin/board/hp5_basic14/img/btn_email.gif)
본문
<무화과>
김혜련
행상으로 허리를 제물로 바치며
어머니가 처음으로 장만한
시골집 앞마당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어느 여름날 밤
평상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세다
출출하다 보채면
어머니는 무화과를 따다
당신의 치맛자락에 몇 번 쓱쓱 닦아
내 입에 넣어 주었습니다.
과육이 부서지며 입안에 번지는
단맛에 넋을 잃을 때쯤
어머니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무화과의 꽃 이야기를
무화과의 사랑 이야기를 읊어 주었습니다.
“아가, 무화과는 꽃이 없는 게 아니라
꽃이 겉에 안 보일 뿐이란다.
너에 대한 엄마의 사랑도 저 무화과의 꽃처럼
겉에서 보이지 않을 뿐이지.
무화과 푸른 잎에서 흘러나오는 젖빛 사랑으로
너를 키워온 것이란다.”
무화과 같은 달콤한 잠결에 들었던
유년 시절 어머니 목소리는
쉰 고개를 넘어가고 있는 오늘밤
또 다른 동화를 쓰게 합니다.
추천0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http://www.sisamundan.co.kr/gnuboard/img/no_profile.gif)
손가락모양의 푸른 손으로 열매를 받치고 있는 듯한 무화과...!!
어릴적 쩌~억 벌어진 무화과를 한입에 넣었던 기억... 그맛은 꿀맛이었지요..
이웃집에 한 두개 따먹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무화과를 통한 어머니의 사랑..... 그 어떤 사랑도 드러나지는 않지만 숨어 있는
헌신적 열정을 다시금 새기고 갑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no_profile](http://www.sisamundan.co.kr/gnuboard/img/no_profile.gif)
지금도 저희 친정 앞마당에 무화과 한그루 있답니다
달콤한 열매 속의 붉은 입술보일때
물컹한 무화과 따먹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열매 따고 난뒤 흰 액체 나무의 혈이 피부병에 좋다고
손등에 문질러보기도 하였답니다 어머니의 숨은 사랑은
무덤에서도 그사랑 숨어 있다고 하지요
고맙습니다 좋은 작품 앞에 머물다 갑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http://www.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kh/khr6512.gif)
김석범 님, 정경숙 님, 반갑습니다. 무화과와 어머니의 숨은 사람이 닮음꼴이라는 사실을 최근에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