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늙은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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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승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486회 작성일 2007-06-30 08:41본문
최승연
그 늙은이는 너무 낡았다.
아들네 지어온 보약 먹었는데도
아파트 일층 계단에서 금방 가래가 끓어오르고
힘없이 퍼실 쳐 깊은 시름에 잠긴다.
늙으면 잠도 없고 잡념도 많아지지만
넘치던 힘 솟아오르던 용기는 치약 거품처럼 사그려져
다물어지지 않은 입에선 연신 하품이 난다
느닷없이 두 다리에 힘을 주어 허공을 질러 보지만
넘치던 힘 어디로 가고 심장은 연신 팔딱거린다.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던 많은 시간들
단단히 조여 오는 시간들 사이에서
쓰잘머리 없는 관습(慣習)이 톱니바퀴처럼 돌아
박꽃처럼 시들어 다물어지지 않는 입을 벌리고
꺼져 가는 등불 되어 중얼거린다.
누추한 삶 견디는 것은 혀끝을 찌르는 쓰린 피 냄새
담밖에 버려진 쓰다버린 몽탕 빗자루 신세가 된
그 늙은이는 어느새 그토록 늙어버린 것이다.
들녘엔 청록 빛 가득하고 여름 내음 완연한데
아직 피지 않는 들꽃들이 애가 타 속삭인다.
힘내라고
힘내라고…….
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전에 올린 시를 덧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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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파란 세월
康 城 / 목원진
불러 봐도 돌아오지 않은
흘러간 파란 세월이
어디에 있나
찾아보면 내 안에 있음을
감지하는 즈음이다.
땅과 같이
한데 얼려 나도 돌았으니
뒹군 횟수만큼
거듭 하였고 파랗던 세월은
어디 에로 숨어 있단 말인가,
푸른 잎 자랑 하던
식물도 역시
때가 오면 그 잎 시들어 떨어지나
서럽다 하는 모양 못 느끼었다.
욕심으로 갖는
나만의
서러움인가 미련이던가.
나뭇가지에
봉우리 눈길 트일 때
낙엽이 되기를 생각지 않았다,
나 또한 파란 날에
흘러온 세월을 위하여 살아오지 않았다.
자라든 어림과
물불 모르든 청춘이 지나
되 돌아볼 세월의 연륜에 이르니
흘러간 파란 세월이 마냥 그립기만 하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어르신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분들이 힘을 내었으면 좋겠습니다.
흐릿한 하늘 아래서 환히 웃으실 수 있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에 녹슬어가는 육신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사람의 갈 길인가 봅니다.
시인님께서도 힘내시길 빕니다. 무더운 여름철에 더욱 건강하십시오..
김영숙님의 댓글
김영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구나 가는 길입니다.
들꽃들의 응원도 달게 받으셔야지요
건강하세요!~
법문 박태원님의 댓글
법문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늙은 몸도 잘 관리하면
힘차게 100세까지 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친구들 많이 사귀시지요. 여친도 말입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힘내라고
힘내라고...
주신글 뵙습니다 좋은 주말보내세요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 피지 않는 들꽃들이 애가 타 속삭인다.
힘내라고
힘내라고
그래서
들꽃들은 항상 애잔하게
들에 피어있었군요.
저도 애잔하게 말해 봅니다.
힘내세요!!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간사도 그렇지만 이 세상도 병들어 가는것이 아니올련지...
환경도, 정치판... 모두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애처로운 심정으로 감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