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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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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222회 작성일 2011-06-15 10:15

본문

<열대야 공원에서>

                                           김혜련

열대야 때문에
도무지 잠과 동숙할 수 없다면
혼자 외진 공원을
걸어 볼 일이다.

풀벌레
지난 해 사연까지 담아
밤새 노래해 주고
가끔 휘파람소리 같은
선물도 준다.

금당지구 왕의봉에서 불어오는
한 다스의 바람이
열두 자루 연필처럼
살랑살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철봉이 주인인
모래장 가장자리에
쇠비름 가족들
빨갛게 노랗게 꽃을 피운 채
말없는 말벗이 되어 준다.

열대야 때문에
여름밤과 싸울 일이 생긴다면
공연히 열 받지 말고
아무도 없는 공원을
걸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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