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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당감초교 졸업 30주년 사은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276회 작성일 2006-02-04 21:38

본문

존경하는 은사님!
콧물 흘리며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입학했던 당감국민학교를 졸업한지
어언 30년이 흘러, 6학년 담임선생님을 모시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철부지 시절 혹 등교시간에 늦을까, 조마조마한 가슴을 안고 교문을 들어서던, 철이도 순이도 선생님의 가르침을 잊지 못하여 이렇게 머리를 조아립니다.

제삿날이나 친정어머님 때문에, 간혹 들러 보는 땅거미 질 무렵의 당감동에 오면, 눈길이 산으로 먼저 갑니다. 거리에는, 아는 집보다 모르는 집이 더 많고, 어쩌다 마주치는 얼굴은, 왜 그리 낯설기만 한지요.
 
달리 놀만한 곳이 없기에, 달 밝은 보름밤이면 어린 우리는 지칠 줄 모르고
놀던 이곳도, 어느 새 콘크리트 벽에 막혀, 눈을 돌려, 산을 바라보게 됩니다.
돌쩌귀 하나에도, 우리들의 눈물과 땀이 서려 있는 교정은, 왜 그리 낮게만
보이고, 좁게만 보이는지, 자꾸 덩치만 훌쩍 커버린, 세월 탓만 하게 됩니다.

30년 전, 무심히 교정을 떠나버린 철부지 저희도, 귀밑머리에는 껌정물을 들이는, 선생님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한마디 말도 없이, 그냥 휑하니 뛰쳐나갈 때, 사랑으로
돌봐 주신 보살핌의 뒤에, 혹, 섭섭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일랑 없었는지요?

졸업식 날 저희들을 다 보내시곤 혼자서 교실에서 울고 계신 선생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꼭 다시 찾아뵙겠다고 굳게 맹세했건만 어느덧 중고등학생의 학부모가 된 지금에야 선생님들의 은혜를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다닌 당감국민학교는 시골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는 학교였습니다.
덕지덕지 붙은 집과 좁은 골목길, 꽤 재재한 머리와 때 묻은 손, 낡은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바로 저희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서러워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선생님의 그 따스한 음성과 채찍질이 함께 묻어나는 시간이기에, 항상 보랏빛으로 상기됩니다.

 선생님!, 저희들은 오늘 무릎을 조아려, 세 번 절을 올리렵니다.
첫 번째 절은, 지나간 세월 무심한 저희의 불찰에 대한 절이며,
두 번째는, 높으신 스승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절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스승님들께서 더욱 건강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의 절입니다.

여기 모인 제자들과, 여러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저희 동기들은, 봄밤에
부는 훈훈한 바람처럼, 남아있는 선생님의 향기와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모습을, 잊지 않고 끝까지 지켜 나가겠습니다.

 각박하고 험난한 세상, 우리 모두 부둥켜안고,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오랫동안 저희 곁에서 지켜봐 주십시오. 선생님의 가르침처럼, 어두운 세상
밝은 등불이 되어, 언제나 소외된 이웃에게, 스승님께 받은 사랑을 가난한
이웃에게 베풀 줄 아는, 자신의 것을 내어 놓을 줄 아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습니다.
끝으로, 추운 날씨 건강에 유의하시어, 저희들을 지켜봐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선생님께서 키워주신 나무인 저희들은 더욱 더 끈끈한 정을 나누어 숲을 더 푸르게 만들어 가겠습니다.

선생님! 만수무강 하옵소서
2005. 11. 26  제자 한미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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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뜻깊은 사은회인듯 싶군요....
이번 명절, 동기들 모여 얘기중에 은사님의 근황을 묻는과정에서 이런감정을
느껴보았네요....  마음만 가득합니다...!!     

김옥자님의 댓글

김옥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미혜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아름다운  옛시절이 고스란이 담겨있는 부산이 그리워집니다       
마음이 잔잔해지는 고운 글 잘 읽었습니다
함께 찍은 사진도 먼 훗날 아름다운 추억이 되겠지요
모든 일 뜻대로 잘 이루어지시길 바라면서 늘 행복하세요

손갑식님의 댓글

no_profile 손갑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일부터 졸업식이 시작된다 합니다,
흘러간 세월 그 세월 속
과연 몇번이나 선생님을 찾아 뵈었나 ,,!!
내 자신 고개 숙여 버리고맙니다,

백영자님의 댓글

백영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당감 초등학교를 다니셨군요
한 시인님 반갑습니다
부산이 저의 제2고향입니다
당감동 하고도 인연이 많아 더욱 반갑습니다.
건필하세요.

하명환님의 댓글

하명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 어딜가시나 복덩이 달덩이처럼 무대의 분위기가 꽈악차게 하시는 기가 있단말이야..........복인이셔서 그러시나.....귀하고 좋은시간이셨음에 한마음 실어보냅니다.건강하시구요.

홍갑선님의 댓글

홍갑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미헤 작가 선생님, 외국 연수는 잘 다녀오셨는지요.
많이 반갑습니다.나중에 외국 연수 얘기 많이 해 주세요.
에구 우리도 부여에서 19일날 초딩 총동창회가 있는데,
한미혜 작가 선생님 자주 빈 여백에서 뵙도록 하셔셔유~~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반갑습니다
이렇게 글을 주시니 곁에 계시는것 같습니다
멋진 사은회였습니다
고운 글 주심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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