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흔들리는 집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976회 작성일 2008-03-06 13:37

본문

흔들리는 집


                                                                  이 월란



언제부터였을까
노인성 백내장으로 한쪽으로만 보시던 내 아버지
버릇처럼 한쪽 손으로 회백색으로 흐려진 수정체를 가리시곤
뗏다 붙였다 뗏다 붙였다
<한쪽으론 정확한 거리측정이 역시 불가능해>
사물을 재어보시곤 하시던 내 아버지
저만치 슬픔이 아른거리며 다가올 때나
이만치 눈물겨움이 그림자처럼 스쳐지나갈 때마다
나도 모르게 한쪽 눈을 가렸다 뗏다 거리측정을 한다
명절이면 표준말을 쓰는 곱상한 남매를 데리고 손님처럼 묵고가던
내 아버지 쏙 빼닮은 배다른 오빠가 문득 고향처럼 보고파질 때
나도 한쪽 손을 올렸다 내렸다 삶의 초점을 다시 맞춘다
가까운 것들과 먼 것들이 늘 뒤섞여 있던 내 아버지의 시야 속으로
조심스럽게 걸어들어간다
알뜰히 물려주고 가신, 미워할 수 없는 불손한 유전자를 너머
<나는 당신의 딸입니다> 지령받은 사랑의 형질로
너무 멀어 그리워만지는 것들을
너무 가까워 안일해만지는 것들을
나도 한번씩 내 아버지의 거리측정법으로 파악해 보는 습관
아른아른 멀어진 걸어온 지난 길들은
생의 압력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푸르스름한 눈동자 속에
흔들리는 집을 지어버린 나의 착시였을까
                                       
                                                                  2008-03-05

추천6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정유성님의 댓글

정유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 아버지 쏙 빼닮은 배다른 오빠가 문득 고향처럼 보고파질 때
나도 한쪽 손을 올렸다 내렸다 삶의 초점을 다시 맞춘다>

<아른아른 멀어진 걸어온 지난 길들은
생의 압력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푸르스름한 눈동자 속에
흔들리는 집을 지어버린 나의 착시였을까>

흔들리는 집...?
어떤 인연의 고리가 고리가 되어
다시 맺히게 되고, 흔들리는 정이 되며 미움이 되는 인연.
아픔이 느껴집니다. 어쩔 수 없는 숙명의 바람에
흔들리는 가냘픈 갈대와도 같은...

하지만 그런 아픔이 있기에 시인님의 감성과 감각의 개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어려서 아픔이 많았지요.
한 아이가 짊어지기에는 너무 큰 편애...
그래서 생긴 자연과의 대화가
지금의 감성과 감각이 되었나 봅니다.

시인님, 지금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 사랑과 존경이 연속되는
집에 사시는 것 아닌가요?
전 그렇게 보여요.
되새김은 조금만 하시고
사랑하는, 존경하는 남편과
길벗이 되는 토끼같은 자녀와 행복의 시간을 조금더 많이 가지심이...
그러고 계심을 알면서도, 내심 샘이 나서요.ㅎㅎㅎ^^*

저를 돌아보게 하는 깊이 있는 글 뵙고 갑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집이 흔들리면 큰일인데....^^^
사랑하는, 존경하는 남편과
길벗이 되는 토끼같은 자녀와 행복의 시간을 보내는 집인데...
주신글 일고 또 읽어 시인님의 깊은뜻 해아리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의 압력에 비틀거리는 시력에 지나온 길들을
뒤돌아 보며 애써 살펴 보려는 시인의 염정이 아름답습니다.
대부분의 우리는 때때로 자신의 작은 우주가 흔들리는 착시를 겪는가 봅니다.

김순애님의 댓글

김순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흔들리는 집속에서 꽉 붙잡은 마음은
아픈 파편들이 성숙하여
이제는 보고 싶은 그리운 것들로
머무르는 순간이 되시기를 ....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초점 맞춘 눈동자에 어른거린 흔들리는 집이 비쳐옵니다.
흔들리는 집은 움직임을 멈추고 언제까지나 그대로 서있기만
합니다. `흔들리는 집`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41건 462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3001
동전 한닢 댓글+ 7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7 2008-02-08 6
3000
나를 건지다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7 2008-02-08 6
2999 고윤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3 2008-02-10 6
2998
나의 숨소리 댓글+ 6
정유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4 2008-02-10 6
2997 목원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1 2008-02-12 6
299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9 2008-02-12 6
2995 no_profile 윤시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3 2008-02-13 6
2994
댓글+ 7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1 2008-02-13 6
2993
엄마의 꽃밭 댓글+ 5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3 2008-02-14 6
2992 김영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2 2008-02-14 6
2991
봄이면 댓글+ 7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2 2008-02-17 6
2990
깊은 샘 댓글+ 7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9 2008-02-19 6
2989
사춘기 댓글+ 6
목원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9 2008-02-21 6
2988 목원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9 2008-02-23 6
2987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0 2008-02-23 6
2986
자전거 댓글+ 6
정유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3 2008-02-25 6
2985 김영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 2008-02-26 6
2984
댓글+ 6
최승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8 2008-02-26 6
2983
벽오동 댓글+ 6
강현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0 2008-02-26 6
2982 김순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1 2008-02-26 6
2981
광녀(狂女)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08-02-27 6
2980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2008-02-27 6
2979
구름 퍼즐 댓글+ 6
정유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4 2008-02-28 6
2978 목원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2 2008-02-29 6
2977
꿈의 궁전 댓글+ 6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2 2008-02-29 6
2976
달 그림자 댓글+ 6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0 2008-02-29 6
2975 박정해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40 2008-03-01 6
2974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 2008-03-02 6
2973
화투 육백 댓글+ 6
김순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 2008-03-05 6
2972 고윤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7 2008-03-06 6
열람중
흔들리는 집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7 2008-03-06 6
2970
* 自問自答 * 댓글+ 6
장대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4 2008-03-06 6
2969
* 외출 준비 * 댓글+ 7
장대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2 2008-03-11 6
296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1 2008-03-12 6
2967
아기 날갯짓 댓글+ 6
정유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8 2008-03-12 6
296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4 2008-03-13 6
296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3 2008-03-16 6
2964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4 2008-03-17 6
296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1 2008-03-18 6
2962 김옥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3 2008-03-24 6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