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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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게
김혜련
추억이 시린 발을 동동 구르게 하는
하얀 서리가 융단으로 깔린 이른 아침
아버지의 검은 항아리에는
버블버블 향기로운 꿈이 피어오른다
세상 누구보다 의지가 강한 녀석들이
단단한 등껍질에 라커 칠을 한
너무도 빛나는 모습으로
아버지와 요란한 아침 인사를 나눈다
수줍은 태양이 아직도 속옷 차림으로
이불 속에서 머뭇거리는데
아버지의 푸른 생계시계는
째깍째깍 잘도 달린다
가방끈이 짧아 평생
이렇다 할 직업이 없던 아버지는
섬진강 포구에 소심한 그물을 걸고
야무진 참게들과 하루 종일 소통을 한다
발이 저리고 등이 물 젖은 밀걸레처럼 무거워도
아버지의 버블버블 꿈은 피어오른다.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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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참게
강변과 다리교각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참게가 눈에 선합니다
지금도 하동에서 참게가리장국으로 영업을 성대하게 확장 했던 친구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아버지의 추억이 깃든 그 흔적의 참게을 더듬어 봅니다
-감사합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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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범시인님, 반갑습니다. 섬진강 그 맑은 물 하동 그리고 광양
아버지는 털이 보송보송한 참게를 잡아 매일 아침 팔아서 생계를
꾸렸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검은 항아리를 들여다보면 버블버블
하얀 거품이 아침인사를 건넸답니다. 지금도 선명히 떠오르는 그 시절의
기억이 이제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탄생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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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주변 지나칠때면 재첩국과 참게 가리장국을
아침 해장국으로 꼭 먹게 되더이다
사금줄기에 반짝이는 갱이의 모습과 바위 틈에서
기어나오는 참게의 모습이 눈에 선하여
지금 저희들이 이렇게 향수에 취하게 되나봅니다
귀한 소재를 담으신 작품에 따듯한 위로 얻어 갑니다
고맙습니다
잘보았습니다
정윤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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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냉기처럼 살갛에 닿는 선연함이군요.
허리 구부리신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담깁니다.
고맙습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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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호 시인님! 반갑습니다.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