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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시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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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현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979회 작성일 2007-07-23 12:00

본문

 
나만의 시 쓰는 법




                                              김현길







나는 솔직히 시가 뭔지 잘 모르면서 그동안 시를 써 왔다.
왜 시를 쓰냐고 누가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어도, 그냥 운명처럼 쓴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나는 어릴적 밤하늘 별자리를 보고 눈물을 찔끔찔끔 흘릴 때가 있었다. 남자애가 청승맞다고 할까 봐서 얼른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 곤 했다. 근래에 와서는 텔레비전에서 이산가족 찾기 방송을 할 때나,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도 눈물을 찔끔 그렸다. 그럴때면 보다 못한 중학생 아들놈이 아예 휴지를 통째로 내 앞에 슬그머니 갖다 놓기도 했다. 아들놈이 보기에 얼마나 채신머리없는 아버지로 보였을까? 이런 감성들이 있었기 때문인지 언제부턴가 시를 쓰기 시작했다.

나의 시 쓰기는 돌탑을 쌓는 다는 심정으로 썼다. 수석인들이 좋은 돌을 찾아 전국의 산천을 누비듯이, 시어를 찾아 열심히 내 영감의 강가를 뒤적였다. 탑을 쌓을 적에 맨 아랫쪽 돌은 크고 반듯한 것을 놓았고, 그 다음으로 모양과 크기를 맞추어 차근차근 쌓아 나간다. 밑돌이 오랜 세월을 거친 이끼 낀 돌이면 윗돌도 그에 맞춰서 이끼 낀 돌을 놓았고, 만약에 이끼 낀 돌이 없어 최근에 채석장에서 깨어져 나온 새 돌을 놓았다치면, 순수 우리말에 꼭 외래어를 섞은 것처럼 조화가 맞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모양도 같아야 하지만 색깔 또 한 같아야 한다. 그래서 밑돌이 새 돌이면 윗돌도 새 돌만을 골라 놓았다.  돌과 돌 사이를 대충 눈대중하고 제대로 맞지도 않은 것을 엉성하게 올려놓았을 적에, 그 탑이 오래토록 무너지지 않고 온전하게 남아 있겠는가? 더 이상의 표현이나 비유가 없다고 판단 될 때에 비로소 문장에서 눈을 떼었다.

정성들여 쌓은 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허물어서 다시 쌓기를 반복했고, 그러고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튀어나오고 각진 부분을 정으로 다듬었다. 탄탄하고 잘 다듬어진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 없이 많은 습작이 필요하듯이.....

탑은 꼭 크고 웅장해야만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작고 아담하면서 날씬하고 한편으로 소박해야 한다. 획일적이면서 밋밋한 탑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흥을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시도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하여 감흥을 주어야하며, 때로는 진솔하면서 날카롭게 세상을 비판 할 수도 있어야 한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는 말이 있다. 내가 쌓는 탑도 이와 같이  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다.

평소 우리들이 흔하게 쓰는 언어가 때로는 멋진 시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각으로 된 크고 웅장한 상징탑이 있는가 하면, 큰 스님들이 입적하신 후 사리를 모신 부도탑이 있고, 작은 돌맹이로 된 뭇 사람들이 하나하나 올려놓은 소원탑이 있듯이, 돌탑의 종류에 따라 여러가지 형테의 다양한 돌들이 필요로하다. 이처럼 평범한 언어 일지라도 화자의 철학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다양한 시들이 나올 수가 있다. 나의 돌탑은 감은사지의 삼층석탑이나 불국사의 석가탑 같이 빼어나지는 못해도, 내 영감의 강가에서 찾은 순수한 돌로 아름다운 돌탑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설령, 내가 쌓은 탑이 성황당 고갯마루의 아무렇게나 올려놓은 돌무더기 같은 탑으로 보일지 언정, 나의 탑을 아끼고 사랑하리라!

나는 평소 시가 있어 늘 행복한 사람 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내가 쌓는 이 시라는 탑이 사람들에게 작은 감동이나마 줄 수 있게 오늘도 열심히 돌을 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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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송포 (김정수)님의 댓글

송포 (김정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다 가까이 살면서 가지는 진정성이 돋보이는 시집 잘 읽었습니다.
시정신이 가득 담기었더군요. 아주 감동적이었어요. ^*^

유철민님의 댓글

유철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도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하여 감흥을 주어야하며, 때로는 진솔하면서 날카롭게 세상을 비판 할 수도 있어야 한다.
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세상을 진솔하고 날카로운 관조가 포함되어야 지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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