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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단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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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소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816회 작성일 2019-08-21 22:05

본문

바닷가 단상1


                                          조소영


뭇사람들이 가져온 가슴에 화火가
조용한 바닷가 마을 간이역에 닿고
방파제 수평선 멀리 떨구어 버린
수심 깊게 가라앉은 화火는
멀리 어둠을 가르고
기적같이 물의 기억력으로 다시 살아나
바다 한가운데 불덩이로 던져졌다

새벽 일찍부터 출항한 뱃고동 소리
윤슬을 쪼는 오리 떼의 부리가 평화롭다
왁자지껄 억척같은 아낙들의 어시장
어촌 마을 가판대에 펄떡이는 사투리가
아침 풍경으로 진열되었다

물웅덩이조차 소금쟁이가 헤엄치고
생선 문 개가 바다를 지키는 마을
뭇사람들이 두고 간 화火로 밥을 짓고
화火가 등대에 불을 밝히는
고기잡이 만선의 꿈이 돌아오는 마을

어망을 손질하는 어스레한 낡은 불빛 아래
마음이 기울고
마음의 여백에도 별이 들어와 빛나니
고단한 바닷가 마을의 밤도
그렇게 닻을 내린다

밤새 하얀 파도가 울던 밤
마치 어부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뜸부기 밤이 섧고
시인의 밤도 하얗게 지새웠다
추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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