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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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밤
도정/오영근
밤새
비 바람이 불었다.
불면의 밤
몰약(沒藥)처럼 스며드는 피곤이
눈꺼풀을 찌른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꿈의 잔상은
구겨진 주머니 속의 종이처럼
온밤을 바스락거리며 잠을 깨웠다.
술 취한 바람은 고층의 창문을
이를 악물고 두드려 보다가
욕설을 퍼붓듯 지나갔다.
먼 산에서 떠 도는 갈 곳 없는 영혼이
바람을 따라와서
내 집 창문을 두드렸을까.
산정에 머무는 바람은 외로운 법
갈 곳 없는 영혼과 동무하는 소릴 듣는다.
한때 나도 바람이고 싶었다.
산의 정수리에 머물며
발아래 작은 숲들과 동무하는,
그리운 이 생각나면 저잣거리에 들러
혼자 마시는 술 잔에도 머물러 보고
타오르는 담배연기도 슬쩍 건드려 보고
겨울 바닷가에도 들러 혼자 걷는 이 있으면
머릿결도 만져보며 지분거리고……
이윽고
두런 두런
새벽 일 나가는 발자국 소리로
하루가 열리고
숨을 헐떡이는 순회버스의
브레이크 파열음 사이로
새벽 숲이 깨어나고 있었다.
내가 불면의 강을 건너는 동안
나를 닮은 바람은 다시 산정으로 돌아갔다
댓글목록
정해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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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밤이 오영근 시인님에게
'멋진 시' 한 편을 선물하였나 보군요.
불면의 밤..에 갇혀보고 싶어집니다.
김태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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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인님이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그렇게 겨울바람이 대단하였던 게로군요.
어젯밤 오시인님은
창을 두드리는 바람과 함께 바람이 되었군요.
술도 한 잔 나누고 담배도 한모금,
그러다 새벽을 내달리는 버스의 파열음에 다시
정신이 들어, 시 한수... ^^
좋은 시 같습니다, 좋습니다. ^^
허순임님의 댓글
허순임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잠시 바람이 내 볼을 간지럽히고 간다
잠시 고목나무의 가지가 흔들린다.
내 영혼의 그가 왔다
**불면의 강을 건너는 동안
나를 닮은 바람은 다시 산정으로 돌아갔다**
오영근 선생님 제가 그 바람을 산정으로 돌려보냈어요
바람은 스쳐 지나간 것 같아도
어느새 모르게 곁에 머물다가네요........
주말이네요...
가족이랑 행복한 주말 보내셔요^^*
윤해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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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리도 시인님의 잠을 앗아갔을까요?
덕분에 좋은 시 한 편 건지셨습니다. ㅎㅎㅎ
불면의 밤이 길어지면 안좋습니다.
상념 털어내시고 깊고 편안한 잠을 이루소서~!
늘 건안 하시길 기도합니다....()....
이선형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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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좋으신 시에 깊은 감상을 합니다.
바람이 찹니다. 건안하시길 바랍니다.
홍갑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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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대명포구도 칼바람입니다
바람은 멈춰야겠는데요 너무 추워서 몬살겠으니...
기름값 비싸서 서민들 어떻게 살라고...
오 대감 지부장님 고을에 따뜻한 시로 난방해 주셔여~~~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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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뭐라고 표현 할 수 없는 지독함의 생 지옥...!!
글쎄 그것이 무엇일까요....
경북지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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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합니다.....
우리 시인님들 께서는 잠 잘 주무시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