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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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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민금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219회 작성일 2012-03-16 19:20

본문

하늘 향해 뻗은 손에 봄이 잡히니
논두렁 밭두렁에서 작은 싹들이 얼굴 내밀고
봄안갠가 물안갠가 그들을 품고 희롱하니
먼산  아지랭이가 질투의 여신되어
양지쪽에 눌러 쉬는 햇살에게 이르기를
저기 달아나는 겨울잡아 꿇어 앉히라네

헐레벌떡 놀란 해가 일어서다  넘어지니
꽁지빼고  달아나던 겨울이 히죽거리며 하는 말
바위틈에 숨어있는 꽃샘추위와
오뉴월 장독 깰 여인의 한도 내 그림자라
가다 화나면 언제든 뒤돌아 올테니
다시 안 볼듯 내치지 말라 엄포하네

놀란 봄이 연분홍 치마끈 풀어놓고
임 맞을 준비하려다 혼비백산하여
같이 동여맨 것이 하필 겨울허리라
질펀한 모래톱에 겨울 봄이 엉켜붙어  
홍삿바가 봄이란가  청삿바가 봄이란가
이기고 지는 것은 진인사대천명이라
대책없는 기싸움에 멍든 것은 어린 새싹
글이 쓰고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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