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건드린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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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건드린 벌레
김진관
아늑한 잠을 끌어안은 나른했던 하루가
옆방에서 날아오는 외마디 소리에 깨어나
술이 덜 깬 사람처럼 애들 방으로 가보니
못 보던 꼴들에 웃음보가 터졌다
큰애는 책상위에서 소리를 질러대고
작은애는 베개를 들고 한쪽 구석에 처박혀서
방바닥을 향해 악을 써 대며
저리 가라고 빌고 있기에
켕기는 마음으로 눈길을 돌리니
엄지손가락만 한 바퀴벌레가
시커먼 덩치를 번들거리면서
머리에서 뻗어 나온 두 가닥의
더듬이를 제멋대로 휘젓는데
보는 이가 소름이 돋는다
한창 틀거지를 뽐내느라 얼이 빠진 놈을
신문지를 말아서 죽어라고 후려치니
싸움은 싱겁게 끝이 났다
바라건대 벌레와 얘기를 할 수 있다면
잠자던 사람들을 모아놓고
나 홀로 대드는 속내를 알고 싶은데
어림이 가는 건
벌레보다 못한 인간들 때문에
살기 싫어서 이러고 있으니
패 죽이라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김진관
아늑한 잠을 끌어안은 나른했던 하루가
옆방에서 날아오는 외마디 소리에 깨어나
술이 덜 깬 사람처럼 애들 방으로 가보니
못 보던 꼴들에 웃음보가 터졌다
큰애는 책상위에서 소리를 질러대고
작은애는 베개를 들고 한쪽 구석에 처박혀서
방바닥을 향해 악을 써 대며
저리 가라고 빌고 있기에
켕기는 마음으로 눈길을 돌리니
엄지손가락만 한 바퀴벌레가
시커먼 덩치를 번들거리면서
머리에서 뻗어 나온 두 가닥의
더듬이를 제멋대로 휘젓는데
보는 이가 소름이 돋는다
한창 틀거지를 뽐내느라 얼이 빠진 놈을
신문지를 말아서 죽어라고 후려치니
싸움은 싱겁게 끝이 났다
바라건대 벌레와 얘기를 할 수 있다면
잠자던 사람들을 모아놓고
나 홀로 대드는 속내를 알고 싶은데
어림이 가는 건
벌레보다 못한 인간들 때문에
살기 싫어서 이러고 있으니
패 죽이라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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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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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의 세태를 잠시 느껴 보고 갑니다..
오형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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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잘보고 갑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오영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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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밤 시 뵙고 갑니다.
감사 드립니다.
김진관님의 댓글
김진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찾아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문운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