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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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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130회 작성일 2008-04-08 11:01

본문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월란




강보에 쌓였던 남루한 어린 영혼 거두셔서
택하신 은혜로 팔다리가 자라고 가슴이 자랐습니다
말씀의 살로 채워주시고 등뼈같은 영광의 직분으로 세워 주셨지요
한치 앞을 몰랐던 우둔했던 두 발
주신 믿음의 혜안으로 밝히 걸어 왔습니다
돌아보건데 실패와 절망의 순간조차 은혜 아닌 것이 없었고
생각해보건데 눈물과 슬픔의 순간조차 축복 아닌 것이 없었습니다
언땅 헌데마다 새생명의 입질로 봄이 싹틀 때마다
얼마나 참으셨고 또한 얼마나 기다리셨나요
넘어지고 깨어졌던 제 혹한의 영토에 늘 봄처럼 오셔서
굳은 가지에 믿음의 꽃을 피우셨고 성령의 열매를 달아 주셨지요
새벽마다 엎드렸던 기도의 시린 두 무릎 위에
끼니 때마다 차려지는 따뜻한 밥상같은 그 날의 축복을 내려 주셨지요
찬양 속에 흐르던 눈물 남몰래 닦아 주셨지요
세파의 안개 자욱했던 날, 청맹과니의 헛손질같은 저의 두 손을 붙들고
햇살 아래로 인도해 주시던 날을
세상 욕심에 충혈된 두 눈 기도의 두 손으로 감겨주셨던 날을
차고 기우는 생명의 순리 앞에서, 오르고 내리는 삶의 여정 앞에서
기울지도, 내리지도 않으시는 사랑의 기억만을 안고 갑니다
이제 주신 직분의 포장을 내려 놓지만
포장 안에 숨겨두신 은밀한 보석같은 주님의 부르심 환히 짊어집니다
내려 놓을 것이 또 있나요, 짊어질 것이 또 있나요
주님의 변함없는 지혜의 가슴으로 마저 내려 놓게 하시고
넘치는 축복의 허리 곧추세워 두 팔로 마저 짊어지게 하옵소서
묻지 않으셔도, 저 이제 대답합니다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세 분 장로님의 은퇴예배에 드리는 글
                                                                                2008-04-06



<시작메모>

어제 주일예배 후, 20여년간 시무해 오시던 세 분 장로님들의 은퇴예배라는 큰 행
사가 있었다. 신앙시를 의식적으로 기피해 온 내게 축시를 써서 낭송해 달라는
행사를 주관하신 분의 부탁을 받고 시를 쓰긴 썼지만 낭송까지 할 용기는 없었다.
신실한 믿음의 일꾼들 앞에서 화려한 언어로 장식한 게으른 종의 뻔뻔함이나 세상
욕심에 등안시 해온 신앙생활의 어설픈 갭을 나 스스로 빤히 쳐다보아야 하는 무
거운 짐을 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나님 앞에서 떳떳치 못한 고뇌의 짐을 지고서도 시인으로서의 가장 큰 행복인
공식석상에서 자작시를 낭송하고 사람들의 감동을 목격할 수 있는 기회는 놓치고
싶지 않은 갈등 속에서 난 완전한 신앙인이기 보다는 먼저 시인이고 싶었다.
어설픈 시와 낭송으로 자칫 굵직한 행사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는, 교회를 중심
으로 구축이 되어 있는 한인사회에서 교회에 누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마저도 나의
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싶은 욕심을 지워주진 못했다.
<주 안에서 기뻐하라>는 성구보다는 <시인은 행복을 노래할 수 없다>는 글귀에
더욱 매료되어 있는 내 자신을 더 이상 부인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성구와
찬송가만이 뜨던 스크린에 나의 시가 뜨고 난 낭송까지 직접 하고 말았다. 이벤트
중의 꽃이었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으신 교우들과 이런 귀한 자리에 서게 해 주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사랑의 빚만 자꾸 늘어간다.
진정 시를 사랑하는 분들께 감사드리며,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비하라는 사인으로
뜻하지 않은 일들이 자꾸만 겹쳐 시를 쓸 수 있는 시간이 야금야금 줄어들지만
언제라도 쓸 수 있는, 쓰고 싶게 만드는 빈여백 풍성한 노트를 활짝 펴두고 계시
는 시사문단에 늘 감사드린다.

추천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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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윤석님의 댓글

고윤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월란 시인님 오랫만 입니다..저도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기독교와 함께 하지요...저희 집이 따로 하나 있는데 그 곳에
큰 교회가 자리하고 있고 항상 일요일이면 성스러운 찬송가와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지요..
그 것을 보면서 마음이 신성해지는 느낌입니다..그래서 클래식도 바흐를 좋아 하는지 모르겠어요..
종교의 숭엄함을 새기면서..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잠언이. 시였다는 것. 시는 함축성이랍니다. 그런면에서. 최고의 시라고 합니다. 아무튼 시라 부르는 문인의 마음엔 이미 봄은 와 있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님이 가장 사랑하시는 시인님!
곱고 낭낭한 목소리에 영감을 실어 낭송하셨을
시인님 보는듯 합니다.
"묻지 않으셔도, 저 이제 대답합니다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환절기 감기조심하세요 시인님^^^

엄윤성님의 댓글

엄윤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하나님 앞에서 시를 낭송하신 기쁨은 아마도 최상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같은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일이기에 부럽기만 합니다.
잘 뵈었습니다.

정유성님의 댓글

정유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종교는 없지만 외할배께서 스님이셔서 불교와 천주교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사랑보단 깨달은 후의 사랑 즉 자비를 더 좋아한답니다.
하지만 인류애는 어느 종교나 같다고 봅니다.
시낭송 축하 드립니다.^^*

김화순님의 댓글

김화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월란 시인님 잘 지내시죠?
아름답고 멋진 모습으로 시 낭송하시는 모습을  이렇게 사진으로 뵈오니 반갑네요..
이왕이면 이월란 시인님의 고운 음성과 함께 시를 감상할 수 있었으면하는
작은 바람이였다네요 ㅎㅎ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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