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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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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732회 작성일 2020-02-24 10:14

본문

 

 

희망 고문

 

                  김혜련

 

조금만 더 기다리면

정규직 만들어 준다는

꿀 같은 언약

표류하는 배처럼

자그마치 십이 년 동안이나

망망대해를 맴돌고 있습니다.

 

굳은 살 박힌 마음 안에

자리보전한 티눈이 산더미입니다

야근을 마치고 홀로 돌아와

파내고 파내며

밤새 핏빛 노을과 피맺힌 악수를 해도

출근길은 관절 꺾이는 것보다

더 욱신거립니다

하염없이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어

이직을 결심하고 사직서를 씁니다

한 자 한 자 쓸 때마다

육각형의 눈이 눈물을 덮고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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