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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골수도(孟骨水道)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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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800회 작성일 2021-03-18 14:13

본문

맹골수도(孟骨水道) 호랑이

 

이 순 섭​

바다에는 바닷물 흐르는 길이 있다

그 길에 이름이 붙여진다

갓 찐 띠어내 포도송이 같은 작고 둥근

수수팥떡 이름 유명한 껌이 입안에서 씹히면

수수팥떡 잔 알갱이 치아 사이에서

빠져나와 잘근잘근 더 씹혀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엄마야, 씹던 소리 없이 씹힐 수 있는 껌

바닷물에 뱉어내고

아빠야. 수수팥떡 남은 찌꺼기는 입속에 삼켰어

누나야, 바다 속은 차고

오빠야, 바위 위가 안 보여

금방 쉴 수 있는 팥이 수수와 엉겨

유채꽃 바람에 손 흔드는 아침 섬으로

물결 타고 굴러간다. 대굴대굴

 

차단하려고 가라 낀 대형유리에 임시 X자 모자라

한 줄 더 그은 X 안에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다

걷는 걸음으로 햇빛 받은 그림자 만들어

살아생전 이 태어나 엄마를 부른다

엄마야, 바닷물이 따뜻해

맹수가 빠질 수 없는 바다 속에 빠져

팽이 돌리는 봄날

아빠는 구두 신은 채 발뒤꿈치 부분

손가락으로 두드려 작은 북소리를 낸다

손톱으로 눌려오는 톡 · · · ·

봄날이 가지만 너마져 살아있구나

아빠 그림자 따라 밟고 오는 구두소리

뚜벅 뚜벅 뚜벅

 

 

아빠호랑이 바다 속에 살고 있지만

배가 고프다고 해요

호랑이는 나의 친구에요

우리는 밤마다 아침까지 포효해요

들리지 못하는 소리로

나는 육지에 살고 싶어

나는 산 속에 살고 싶어

산불 날 시간이에요

엄마를 불러 봄 소풍 가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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