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다, T.S 엘리어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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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됐다, T.S 엘리어트에게
이 순 섭
봄바람에 땅위 유채꽃은 서있는 대로 손 흔들고 있다.
나, 당신
4월은 잔인달이라고 했다.
고개 든 아침, 수저 잡은 점심, 머리 눕힌 저녁 전
허기진 복수(腹水)에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바닷물이 차오른다.
꽃은 폈으나 중심 잃어 열매 맺지 못한 꽃은
바닷물 위 바람 잡는 떨어진 열매에 의해
믿는 그대로 오르지 못한 심정으로 타인의 옷장에 꽃대는
움직이지 않고 들어가 숨죽인다.
바닷물이 성나 넘쳐 들어온다.
4월 따스한 몸 다스린 글씨 쓴 목소리가 들려온다.
“꼭 살아서 와, 애들아 보고 싶어”
보잘것없는 육지로 돌아오지 못하신 선생님이 과제를 내셨다.
“꼭 돌아오기 죽지말기”
성당 앞 모래마당 정오 종소리 울림에 옷자락 속
스며든 4월 잔인한 바람은 몸 움츠리게 만든다.
4월 빌려 쓰겠습니다. T.S Eliot
모래바람이 불어와도 얼굴 가리지 않고
지하 쓰레기장에 새벽까치 날아와도 보고만 있다.
갈피 잡지 못하고 붕 떠있는 생각의 마음
모두는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
있는 그대로 가자.
비가 오면 날씨가 따뜻해 눈이 올 수 없고
마음은 눈밭에 뛰어놀 수 없다.
하루하루 이어주는 시간은 잡을 수 없는 것
그래 이젠 할 수 없다. 남해 바다를 청소해야겠다.
그저 서 있는 것이다.
T.S Eliot 역시 4월은 황무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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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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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이기문명으로 황폐해진 지구
자연은 순환을 통해 회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인간은 4월의 황무지로 변하고 있다
우리가 저 무한한 바다를 성내고 있다. 4월 잔인달에 꽃다운 아이들이 수장되었지
이제는 마른 황무지에 봄비를 받아 드려 이들의 영혼이라도 달래줘야지.
매마른 인간의 심전에도 단비가 필요할 때이다 ..
-감사합니다 .
손근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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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느끼는 감정이지만, 참 시를 잘 적습니다. 영미시 스타일로, 이순섭 시인님의 작품은 변화무쌍 입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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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 이었습니다
울음과 기도는 바람의 시간을 이끌고
청춘의 혈흔 같은 바다를 데려도 오고
끼룩 거리는 갈매기 울음 소리 석양 물고
날아가는 가을바다도 보았지요
차디찬 암흑의 세계로 돌아간 이들을 단번에
삼켜버린 바다의 큰 입에서 뿜어대는
파도의 흰거품, 왜그리 끝없이 내뱉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