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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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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2,057회 작성일 2012-06-18 11:30

본문

<슬픈 비밀>
 
                        김혜련
 
거울도 보지 않고
참빗으로 까만 머리
곱게 빗어 비녀 꽂던 할머니
당신만 당신의 남은 날을
인식하지 못할 뿐
아버지도 어머니도
집안일에 무관심한 동생들은 물론
여섯 살 손주 지훈이도 알고 있습니다.
 
끼니때마다 까다로운 할머니의 밥을 푸며
시집살이 한탄하던 어머니는
요새 날씨 한탄으로 레퍼토리를 바꿨습니다
아이고 징그러버라 요놈의 날씨가
누구 잡아묵을라고 오월 달부터 쌂는다냐
육개장을 푸는 언니는
코감기를 호소하며 코를 풉니다
나는 밥상 위에 수저 젓가락을 놓으며
수전증 걸리지 않은 손을 떱니다
철부지 지훈이도 보채거나
장난질을 하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구부정한 허리를 잔뜩 말아서
줄담배를 태웁니다.
 
어제 아침 종합병원 내과과장 김 선생이
할머니, 이제는 걱정 안하셔도 되겠습니다
드시고 싶은 것 자식 며느리한테 다 사달라고 하세요
그 말 듣고 눈동자가 보이지 않게 흠뻑 웃던 할머니
승용차 문을 열다 말고 휘청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나 혼자만 보았습니다
그래서 나 혼자만의 슬픈 비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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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손근호 발행인 님, 반갑습니다. 잘 계시지요? 바쁘다보니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것도 마음처럼 쉽지 않네요. 시를 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구요.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정구 시인님, 반갑습니다.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님께서도 즐거운 날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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