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발자국

김세종

같은 곳을 보며 걸어도

만날 수 없는 두 개의 발자국

팔자걸음이라서 만날 수 없는 걸까

일자 걸음으로 걸어 보고

안짱걸음으로 걸어 보아도

결국 두 개의 발자국은 만나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두 발자국이 만나는 순간

중심을 잃고 쓰러지거나

가던 걸음을 멈춰야만 한다

두 개의 발자국은

오늘도 서로 다른 곳에 흔적을 남기며

걷고 또 걷기를 반복하고 있다

늘 같은 곳을 바라보며

차마

지금은 만날 수 없어도

우리가 만나야 할 그곳을 향해

오늘도 한발 한발

그렇게 두 개의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